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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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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유토피아

입력
2007.07.1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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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모어/서해문집헨리8세에 맞선 모어, 인류의 영원한 이상향

“마키아벨리라는 이탈리아인이 쓴 <군주론> 이란 책을 읽어보았나. ‘사랑받는 군주가 되기보다는 두려움을 당하는 군주가 되라’고 하더군. 당신이 쓴 <유토피아> 보다 흥미롭던데.”

케이블TV에서 방영 중인 ‘튜더스_천년의 스캔들’이란 프로그램을 흥미있게 보고 있다. 왕비를 여섯 명이나 바꾸고 앤 불린과의 결혼을 위해 가톨릭교회와 결별, 영국 국교회를 만든 헨리8세의 스캔들은 후일 셰익스피어의 <헨리 8세> 부터 영화 ‘천일의 앤’ 등 풍성한 문학과 영상의 소재가 됐다.

위의 대화는 ‘튜더스’에서 헨리8세가 토머스 모어에게 하는 말이다. 이상보다 현실을 쫓는 절대군주가 유토피아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들어낸 이상주의적 인문주의자를 비꼰 것이다.

탁월한 식견으로 헨리8세의 신임을 얻었지만 왕의 이혼에 끝내 동의하지 않은 토머스 모어는 1534년 반역죄로 런던탑에 갇혔다가 이듬해 참수당했다. 1533년 오늘(7월 11일)은 헨리8세가 가톨릭교회로부터 파문당한 날이다.

<유토피아> 는 모어가 1516년에 쓴 공상소설이다. 그리스어 ‘없다(u)’와 ‘장소(topia)’를 합성한 말 유토피아는 곧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곳을 가리킨다.

“욕심쟁이 하나가 수천 에이커의 토지를 한 울타리 안에 둘러막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토지 보유 농민들이 쫓겨나고, 사기나 잔인한 폭력 등에 의해 자기 소유물을 빼앗기거나…” 모어가 묘사한 당시 영국의 현실이다.

대신 그가 상상한 유토피아는 결혼하기 전에 알몸으로 선을 보고, 안락사가 인정되고, 사유재산이 없기에 범죄도 없는 곳이다. 유토피아는 인간사회가 끝내 실현할 수 없을지라도, 지금도 계속 꿈꾸고 있는 이상향이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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