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에서 대통합신당 창당과 국민경선 추진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대선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대통합 논의의 틀이 어느 정도 갖춰진 만큼 이제는 민생 현장을 찾고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9일 충청권을 찾았다. “지그재그형 동선으로 특정 지역 표심에 기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겠다”며 1일 2차 민심대장정을 시작한 뒤 두 번째 충청권 표심 공략이다.
손 전 지사는 1차 민심 대장정 때 ‘육체 노동’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현장 방문 과정에서 정책 공약들을 풀어내고 있다.
그는 이날도 대덕 연구개발특구 지원본부를 방문해 ▦5년 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100조원 투자 ▦과학기술 인재 1만명 육성 ▦대덕ㆍ청주ㆍ세종시를 잇는 R&D클러스터 조성 등을 제시했다. 또 자신의 지지 모임인 대전 선진포럼 초청 특강에서는 한나라당의 새로운 대북 정책에 대해 “수동적이긴 하나 놀랍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3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정책 투어’에 주력하고 있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50여명의 자문교수단과 무려 8시간이 넘는 비공개 워크숍을 가졌다. 10일부터 매주 화요일에 진행할 정책간담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첫번째 간담회 주제로 중소기업 활성화를 선택한 정 전 의장은 지식중소기업부 신설, 사회복무제 도입 등 사회적 쟁점을 준비했다.
최근 범여권 대통합 논의에 앞장서고 있는 정 전 의장은 이날 자문교수단 워크숍 직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해 대통합 추진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대통합에 기여하는 사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며, 대통합에 걸림돌이 되거나 실패하게 하는 지도자는 내년 총선에서도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누가 제일 대통합에 헌신했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을 앞에 두고 자신을 뒤로 밀쳐 놓고 대통합에 헌신한다면 국민은 그를 앞으로 밀어올릴 것이며, 국민경선을 해서 한나라당과 1 대 1로 경쟁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정 전 의장 측 김현미 의원이 전했다.
지난 주부터 영남권을 집중 방문하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는 이날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 외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았다. 한 측근은 “연일 강행군을 이어왔으니 하루쯤 휴식을 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총리의 일정표에는 지난 주 부산ㆍ경남에 이어 10, 11일 대구ㆍ경북 지역 공략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최근 ‘친노세력 배제’ 여부가 대통합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이 전 총리가 장고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대통령’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건 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부터 ‘교육 대장정’에 돌입했다. 10일까지 대전ㆍ충남 지역을 방문한 뒤 13일부터는 부산과 울산을 찾아 교육ㆍ복지 투자 우선 지역 확대 등 교육 낙후 지역 지원 대책을 내놓는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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