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9일 중국에서 히로뽕을 들여와 투약하고 일부를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로 남파공작원 출신 새터민 안모(39)씨를 구속했다. 안씨는 2005년 일본 국회에서 북ㆍ일 납치문제의 발단이 된 ‘메구미 납치사건’에 대해 증언했던 인물이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2005년 4월 중국에서 히로뽕 75g(3억5,000만원 상당)을 밀반입한 뒤 수십 차례 투약하고 또 다른 새터민 등에게 유통시킨 혐의다. 안씨의 동거녀 김모(34)씨도 함께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안씨는 경찰에서 “2005년 4월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 한 호텔에서 ‘김 선생’이라는 마약공급책에게서 함경남도 함흥에서 제조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북한산 히로뽕’을 건네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안씨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집에서 김씨와 함께 히로뽕 0.1g을 흡입하는 등 36차례 투약했고, 2월엔 서울 구로구 한 술집에서 새터민 백모(36)씨에게 100만원을 받고 5g을 파는 등 4차례 약 12g을 유통시켰다.
안씨는 김정일 정치군사대학을 졸업하고 1993년 노동당 작전부 소속 대남공작 특수요원으로 남파된 뒤 귀순했다. 경찰은 “밀반입 히로뽕이 북한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안씨 스스로 투약하거나 팔고 남은 히로뽕 60g의 행방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산 히로뽕은 중국제에 비해 순도가 높아 고가에 거래됐으나, 이 때문에 판매량이 떨어지자 최근엔 순도를 떨어뜨려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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