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익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전격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9일 오전 열린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월드뮤직페스티벌 개최를 둘러싼 논란 이후 느낀 정신적, 체력적인 부담과 책임감 등을 거론하며 사의를 표명한 뒤 오후에는 사무처 직원들과 퇴임식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문화관광부에도 사퇴 의사를 전했다.
문예진흥기금과 복권기금 등으로 예술인을 지원하는 문화예술위원회는 1년에 1,100억원의 예술지원기금을 운용하는 최대 규모의 예술인 지원 단체다. 과거 문예진흥원이 해온 예술인 지원 사업을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하자는 취지로 2005년 8월 출범했다. 하지만 초대 김병익 위원장이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파행을 겪음으로써 향후 운영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했지만 실은 10월 경기 이천에서 열리는 원월드뮤직페스티벌을 둘러싼 위원회 내부 갈등이 직접적인 사퇴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위는 5월부터 원월드뮤직페스티벌 개최 여부를 놓고 심각한 내부분열 양상을 겪었다. 위원 중 한명인 한명희 전 국립국악원장이 “사무처가 위원회 승인이나 보고도 없이 1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행사를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은 위법”이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공연 행사 추진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예술위는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시인하면서도 행사는 보완해 예정대로 개최키로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위원들간, 사무처 직원과 일부 위원간 갈등은 끝내 해소되지 않았다.
문화예술위는 문학, 연극, 무용 등 7개 분야를 대표하는 위원 11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위원 중 일부가 자기 분야의 이해관계에 집착해 예술지원심의 때 잡음이 일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 위원장의 문제 제기 이후 노동조합은 위원 전원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후임 위원장은 새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구성되는 임원추천위원회가 공모를 거쳐 2~5배의 후보를 추천, 문화관광부장관이 임명한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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