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검증공방 고소/ 박근혜측 "취하해도 진실은 밝혀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은 9일 당 지도부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의 고소 취하를 요구한 데 대해 “이 전 시장 측이 소를 취하하더라도 실체적 진실은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일단 공식적으로는 당 지도부의 고소 취하 요구에 대해서는 반대 하지 않았다. 이혜훈 공동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정치 선배들이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고소전을 (이 전 시장 측이) 벌인 일이 어리석었지만 소를 취하한다면 정치적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으로 이해하고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측에 대한 날선 공격과 비판은 잊지 않았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홍준표 의원 말대로 바보 같은 짓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대변인은 “안방에 호랑이를 불러들여 놓고는 이제 와서 내 고기는 맛이 없으니 물어뜯지 말라고 싹싹 비는 형국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혜훈 대변인도 “소를 취하한다면 땅 판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등 문제가 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 이 전 시장이 반드시 직접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당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캠프의 한 핵심 인사는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고소 취하 운운하는 것은 이 전 시장 측에게 취하 명분을 주려는 ‘이명박 구하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