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줌마’ 를 비롯한 1,000명 가까운 주부들에게 주름살 제거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가짜 명의’가 붙잡혔다.
돌팔이 지만 강남 일대에서 실력 있는 의사로 통했으며 그 동안 단 한 건의 수술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9일 의료 면허 없이 피부ㆍ비만클리닉을 차려놓고 주부들에게 비만치료, 주름살ㆍ기미ㆍ주근깨 제거 시술 등을 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장모(43)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9월 강남구 대치동의 한 상가에 무허가 클리닉을 차린 뒤 강남에 사는 주부 몇몇에게 저렴하게 시술을 했다. 평소 장씨가 잘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장씨는 10년 동안 의료기기 외판원을 하면서 전국 각지의 피부ㆍ비뇨기과 의사들로부터 어깨너머로 비만, 주름살치료 등의 시술법을 배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장씨의 실력이 입소문을 타고 강남 일대에 퍼지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장씨가 의료 면허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기술이 좋다”는 명성 때문에 문제 삼지 않았다.
장씨는 점ㆍ주근깨 제거 등의 시술은 1회 50만원, 복부에 약물을 넣어 지방을 분해하는 시술에는 4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강남에서는 저렴한 편에 속했다. 장씨의 인기 비결이기도 했다.
조사결과 대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의료장비를 갖추고 전문 자격증을 소지한 간호조무사, 피부관리사 등을 고용한 장씨는 개업 9개월 만에 960여명의 고객을 확보, 이들로부터 1억3,000만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 아줌마들마저 이런 짝퉁 의사에 열광할 줄은 몰랐다”며 혀를 찼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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