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파괴자, ‘붉은귀거북’을 포획하라.”
우리나라 토종어류의 씨(種)를 말리는 대표적 생태계 교란 동물인 ‘붉은귀거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서울시가 대대적 소탕작전에 들어갔다. 시는 한강과 청계천 등지에서는 포획작업을 펼치고,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수거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9일 한강과 청계천 등지에 주로 서식하면서 천적이 없어 붕어, 피라미 등 각종 어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 먹는 붉은귀거북에 대해 25개 구청과 함께 31개 포획반(69명)을 구성, 일제 포획에 나서기로 했다. 대상지는 한강과 청계천 등 서울시내 하천과 호수, 연못 등 24곳이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애완용으로 수입된 붉은귀거북은 ‘방생’을 통해 서울을 비롯해 전국 저수지, 하천 등에 확산되자 2001년 환경부가 ‘생태계 교란동물’로 지정했다. 서울에서는 현재 한강과 청계천, 중랑천, 양재천 등 주요 강이나 하천 및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등 고궁, 어린이대공원 및 올림픽공원 등 모두 26곳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지난 2004년 402마리를 잡아 들인데 이어 2005년 302마리, 지난해 167마리를 포획했다. 한강에서는 지난해 50마리를 비롯해 올해에만 27마리가 포획됐다. 붉은귀거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청계천에서도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모두 57마리가 붙잡혔다. 포획된 붉은귀거북은 한국조류보호협회에 넘겨져 독수리 먹이로 활용된다.
한국조류보호협회 김성만 회장은 “생태계도 지키고 독수리 먹이로도 사용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시는 올해 처음으로 25개 구청 및 동사무소에 붉은귀거북 수거센터를 각각 설치, 운영키로 했다. 현행 야생동식물보호법에는 붉은귀거북을 연못이나 강에 버릴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밖에 시는 붉은귀거북과 함께 최근 안양천 세곡교 주변에서 노란귀거북도 발견돼 생태계 보호차원에서 이를 함께 포획하기로 했다.
한국양서파충류 생태연구소 심재한(46) 박사는 “붉은귀거북은 5급수에서도 살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생존력에다 피라미, 붕어를 비롯해 심지어 뱀까지도 잡아 먹을 수 있다”면서 “정확한 개체 수가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도심 하천이나, 호수, 연못 등 모든 곳에서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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