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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할 수 있다/ 생존율 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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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할 수 있다/ 생존율 늘고있다

입력
2007.07.0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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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암 프로젝트의 자문교수로 위촉된 암 전문가들 중 60% 이상이 “현대의학으로 암을 극복할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 통계로 입증되고 있다. 국립암센터의 분석 결과, 매년 암 생존율이 높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5년 생존율 4.1%포인트 높아져…미국 생존율은 66%

국립암센터가 1993년 1월1일부터 2002년 12월31일까지 전국에서 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최근 5년(1998~2002년)의 암 환자 5년 생존율(45.5%)이 과거 5년(1993~1997)의 5년 생존율(41.4%)보다 4.1%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곧 완치율을 의미한다.

이런 추세는 거의 모든 암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위암의 5년 생존율이 과거 5년 43.6%에서 최근 5년 49.7%로 6.1%포인트 증가한 것을 필두로 대장암 5.1%포인트(55.1%à60.2%), 폐암 2.1%포인트(11.5%à13.6%), 간암 3.3%포인트(11.1%à14.4%)가 높아졌다.

암 생존율은 정부와 의료계, 국민의 노력에 따라 더 높아질 여지가 많다. 의료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본의 1993~1996년 암 환자 생존율이 49%였지만, 비슷한 기간(1993~1997) 한국의 암 환자 생존율은 41.4%로 7.6%포인트나 낮았다. 미국은 1996~2002년의 암 환자 생존율이 66.1%에 달해 이미 환자의 절반 이상이 완치되는 수준에 도달해있다. 우리도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의술을 발전시키면 암 환자 생존율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안윤옥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대장암, 유방암이 급증하고 있으나 조기 검진과 치료술도 좋아지고 있어 생존율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암 극복 전망을 밝게 점쳤다.

조기에만 발견하면 살 수 있다

암을 조기에만 찾아내면 완치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위암의 경우 초기인 1A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생존율은 남성 101.2%, 여성 100.1%로 매우 높다. 여기서 사용한 생존율은 상대 생존율로, 암에 걸린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5년 기준으로 얼마나 살아 남았나를 따지는 것. 수치가 100보다 큰 것은 1A기에 위암을 발견한 환자들이 일반인 평균보다 덜 죽었다는 의미다.

같은 초기이긴 하지만 1A보다 조금 진전된 1B기도 남성 87.7%, 여성 77.3%로 높다. 반면 암이 상당히 진행돼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에서는 남성의 13.2%, 여성의 9.3%만이 5년 후 살아 남았다. 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말기에 발견하는 경우보다 살아남을 확률이 6~10배 가량 높다는 것이다.

유방암의 5년 생존율도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잘 말해준다. 국립암센터와 한국유방암학회가 공동 조사한 자료를 보면, 5년 생존율은 1기에서 97.8%지만 2기에서는 90.9%, 3기 67.2%, 4기 27.8%로 급격히 줄어든다.

암, 운에만 맡길 수는 없다

취재 중 만난 환자들은 초기에 암을 발견하는 것을 ‘운 좋은 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대부분 암은 상당히 진행하기까지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거나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는 등 증상이 나타난 후에 병원을 찾아가면 2~3기까지 악화된 암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초기에 암을 발견한 환자 중 많은 수가 저소득층을 위한 검진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암 검진 등에서 그야말로 운 좋게 발견한 경우였다. 하지만 대도시를 제외하고 지방 소도시나 시골은 의료기관이 적어 이런 운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이미 노령화가 진전된 산골에 사는 노인들은 암 검진을 무료로 해준다는 정보조차 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무료 검진의 정보를 알리고 암 검진 의료기관을 확대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노재경 대한암학회 이사장(연세의대 종양내과 교수)은 “암 조기발견을 위한 검진 비용이 2~3기 환자의 치료에 드는 비용과 노동력 손실보다 훨씬 적게 든다”며 “저소득층과 노인들에 대해 정기검진을 하고는 있지만 정부는 찾아 다니는 검진정책을 펴는 등 좀 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기획: 국립암센터

후 원: 보건복지부 삼성생명 대한생명 SK텔레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허정헌기자 xscope@hk.co.kr

■ 히로하시 일본 국립암센터 총장 인터뷰

일본 국립암센터 히로하시 세츠오(廣橋說雄ㆍ59) 총장은 “암은 다루기 힘든 적”이라고 정의하면서도 “그렇다고 승부를 포기할 정도로 무서운 존재는 아니다”고 말했다. 우리와 많은 면에서 흡사한 일본은 암에 있어서도 비슷한 트렌드를 보인다. 사망원인이 암인 경우가 우리의 25%보다 많은 30%라는 차이만 있을 뿐 사회전반에 울리고 있는 ‘암 경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달 국립암센터에서 열린 ‘제1회 국립암센터 국제심포지움’ 참석차 방한한 히로하시 총장이 전해준 일본의 ‘암 현실’에도 희망은 피어나고 있었다.

_최근 한국에서 대장암, 유방암 등 서구형 암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은 어떤지.

“일본의 암 추세는 한국과 매우 유사하다.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이 크게 늘고 있다. 남자의 경우 최근 위암 발생이 드라마틱하게 줄어들고 있다. 여성은 자궁경부암이 그렇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연구 중이지만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짜게 먹던 습관이 점차 개선돼 왔기 때문으로 본다.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떨어지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사망자 수는 남성의 경우 큰 변화가 없지만 여성은 조금씩 줄고 있다. 생활습관 개선과 조기검진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지만 그래도 2020년이면 고령화추세 등으로 암 사망자 수가 현재보다 40%가량 늘 것으로 예측된다.”

_일본 정부가 암 발생을 줄이기 위해 중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45년 전에 설립된 국립암센터를 중심으로 한 국가 암 검진 사업, 암 예방 실천요령의 대국민 홍보, 암 연구 지원 등이 주요 정책들이다. 이런 정책들을 그럭저럭 꾸려가고 있지만 어려움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국민들이 암 검진을 받는 수진율이 20%대에 불과하다는 점이 문제다. 또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검진의 질이 부족하다. 일부 암 환자 단체들은 암 관리 정책에서 소외됐다는 이유로 지난해 스스로를 ‘암의 난민(難民)’이라고 주장하며 정부에 불만을 터뜨려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최근 후생성(厚生省) 산하에 암 환자 단체, 의료계, 정부, 미디어가 함께 참여하는 ‘암 컨트롤 타워’를 만들었다. 최근엔 전국의 286개 병원을 암 전문병원으로 지정했다.”

_암을 현대의학으로 정복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는가. 암을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암은 ‘어려운 적’이라 말할 수 있다. 외부에서 침입해오는 일반적인 적이 아니라 내부에서 자라고 나타나는 적이기 때문에 더욱 다루기가 힘들다. 아무리 현대의학이 발전하더라도 완전히 암을 근절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어 보인다. 정부차원에서 국민들이 암 예방을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도록 돕고 조기검진을 활성화해 암의 발생시기를 전체적으로 늦추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만일 암이 발생했어도 최대한 고통 없이 삶의 질을 유지하며 환자가 살아갈 수 있도록 조력하는 치료도 현대의학이 맡아야 할 부분이다. 결국 ‘암과의 공생(Live with Cancer)’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공동기획: 국립암센터

후 원: 보건복지부 삼성생명 대한생명 SK텔레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 암, 이것이 궁금해요

Q. 지난해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갑상선암의 재발 및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갑상선암은 비교적 치료가 잘되고 완치율이 높은 암이기는 하지만 재발 및 전이의 위험성이 없지 않습니다. 갑상선암도 폐나 뼈 등 전신의 각 장기로 퍼진 경우, 암이 목에만 국한된 경우보다 예후가 불량합니다. 그러므로 수술이후에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갑상선암의 재발여부를 검사하는 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검사는 문진 및 신체검사, 흉부사진촬영, 티로글로불린 혈액검사, 방사성 동위원소 옥소 전신촬영, 초음파검사 등으로 진행됩니다. 필요에 따라 CT검사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문의 국가암정보센터(1577-8899)

공동기획: 국립암센터

후 원: 보건복지부 삼성생명 대한생명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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