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자, 이 소파들, 많이 본 것들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찰스 임스 가구 디자인 전에 나온 작품들은 낯이 익다.
지금도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이와 같거나 비슷한 의자들이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들이 처음 나온 40~60년 전에는 매우 혁신적인 디자인이었을 것이다.
이 전시는 20세기 가구 디자인의 거장, 찰스 임스(1907~1978) 탄생 100주년에 맞춰 그가 만든 다양한 작품 30여 점을 연대별로 소개한다. 찰스 임스는 아내인 레이 임스(1912~1988)와 함께 ‘임스 룩’(Eames Look)으로 불리는 새로운 가구 디자인을 창조했다.
임스 룩의 대표작은 1940년대 중반에 발표한 합판성형 의자. 가볍고 튼튼한 합판을 몸의 곡선에 맞게 휘어서 만든 이 간결한 의자는 세련된 형태와 편안함을 갖춘 데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서 인기를 끌며 널리 퍼졌다.
얇은 가죽 패딩을 댄 등받이와 다섯 개의 바퀴가 달린 알루미늄 다리의 사무실용 의자,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곡선형 의자도 이 부부가 고안한 인기 디자인이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합판ㆍ플라스틱 등 새로운 소재, 간결하고 세련된 형태와 빨강 등 대담한 색상의 현대적 감각 등 임스 룩이 선보인 가구는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모더니즘 제품에 디자인의 숨결을 불어 넣었고, 20세기 가구 디자인의 고전이 되었다.
몸이 편안한 인체공학적 설계는 찰스 임스가 본래 건축가여서 재료를 효과적으로 다루고 공학적으로 설계하는 데 능했던 덕분에 나왔다. 임스 부부에게 디자인은 “진지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일”이었고, 각각의 작품은 이러한 모토를 정확히 구현하고 있다. 31일까지. (02)580-1498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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