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질 좋은 물건을 만드는 대신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을 만드는 능력인 ‘하이 컨셉트’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하이컨셉트의 시대가 열린다’라는 보고서에서 세련되고 사용하기 편한 ‘MP3플레이어’라는 창의적인 컨셉트 하나로 성공한 미국 애플사를 예로 들며 하이컨셉트와 하이터치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 컨셉트란 인간의 창의성과 독창성에 기반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 및 실현 능력을 뜻하며, 하이터치는 하이컨셉트의 성공적 구현을 위해 인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최근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머는 로봇 시대의 개막이라는 시대적 트렌드와 만화의 영화화라는 영화산업 트렌드 속에서 거대로봇을 테마로 삼은 SF영화가 나온 바 없다는 기회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1980년대 로봇만화를 보고 자라난 30∼40대 성인 남성들이 갖고 있는 남자의 로망이라는 미묘한 코드를 이해하고 이에 호소한 ‘하이터치’가 성공의 열쇠라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또 “질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의 5대 전자기업의 최근 3년간 수익률과 성장성이 4% 안팎에 불과한 반면, 애플과 뱅앤올룹슨(B&O) 등 하이컨셉트 기업은 50%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연구원은 하이컨셉트 시대에는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품질, 기능, 성능 중심에서 모방이 어렵고 쉽게 범용화되지 않는 디자인이나 창의력 스토리 등의 컨셉트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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