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의 암 발생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암 사망률은 반대로 현격하게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조기 검진과 암 치료 의술의 발달로 암에 걸려도 완치되는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추세로 '암=죽음'이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ㆍInternational Agency of Research on Cancer)의 정식 인증을 신청한 서울시의 1993~2002년 암 종별 발생률 통계를 입수, 통계청의 암 사망률 자료와 비교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서울 거주 남성의 암 발생은 1993년 10만 명당 284.5명에서 2002년 288.9명으로 4.4명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암 사망자는 210.5명에서 169.6명으로 40.9명이나 줄었다.
여성의 경우도 암 환자는 175.5명에서 197.8명으로 22.3명이 증가한 반면 사망자는 98.1명에서 75.2명으로 22.9명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대표적인 여성 암인 유방암 환자는 1993년 10만 명 당 21.1명에서 34.1명으로 13명이나 늘었고, 갑상선암은 7.7명에서 19.1명으로 11.4명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유방암의 경우 7.4명에서 3.6명으로, 갑상선암은 1.0명에서 0.9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남성의 대장암 환자는 1993년 12.1명에서 2002년 20.3명으로 8.2명, 직장암은 13.4명에서 20.2명으로 6.8명이 증가했다. 이 기간 중 대장암 사망자는 7.0명에서 7.7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직장암 사망자는 8.2명에서 7.6명으로 줄었다.
특히 남성의 위암 간암 폐암, 여성의 위암 자궁경부암 등은 발생률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암의 주 원인인 간염에 대한 백신 접종이 보편화하고 있고 자궁경부암 백신도 출시돼 앞으로 이들 암의 발생률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이번 분석에 쓰인 서울시의 암 발생률 자료는 서울시지역 암등록센터가 암 환자를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수년 간 만든 것으로 국제적으로 유일하게 인정되는 국내 암 관련 통계다.
안윤옥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서구화된 생활습관 때문에 특정 암이 계속 늘고는 있지만 암을 조기에 찾아내고, 치료 의학이 발달하면서 사망률이 줄고 있다"면서 "이는 암의 조기 발견이 생존율을 높이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