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 이언주(30ㆍ구리 금호생명)가 포인트 가드로 변신한다.
고교 졸업 후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슈팅 가드로만 뛰었던 이언주에게 포인트 가드는 ‘남의 옷’이다. 신세계 시절이던 2001년 부상 중이던 양정옥을 대신해 잠시 포인트 가드를 맡은 적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직’일 뿐이었다.
금호생명에는 이언주를 비롯해 조은주 김선혜 마리아 브라운 등 슈팅 가드 자원은 비교적 풍부한 편이지만 경기를 운영할 만한 ‘야전 사령관’이 절대 부족하다.
올 시즌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이상윤 감독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신한은행에서 강지숙을 영입하면서 센터-포워드 라인은 어느 정도 구색이 갖춰졌지만 볼을 배급할 포인트 가드가 마땅치 않다.
고심 끝에 이 감독은 최고참 이언주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비록 이언주가 전형적인 포인트 가드는 아니지만 13년차 베테랑답게 노련한 경기운영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언주는 변신을 새로운 기회로 여기고 있다. 2003년 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신세계에서 금호생명으로 이적한 이언주는 2004년 겨울리그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러나 그 해 10월 연습 도중 오른 무릎을 다친 이후로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이언주는 코트보다 벤치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
이언주는 이번 일본 나고야 전지훈련 연습경기를 통해 포인트 가드로서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언주는 5, 6일 김평옥 감독이 이끄는 일본 실업팀 아이신과의 경기 때도 김선혜와 번갈아가며 포인트 가드로 나섰다.
이언주는 “변신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다. 경기당 20~30분을 전력으로 뛰는 게 목표”라면서 “팀이 두 시즌 연속 꼴찌를 했기 때문에 올 겨울리그에선 4강에 오를 수 있도록 고참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나고야(일본)=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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