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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섭의 니하오] 교육청 관리 개인 동창회에 여교사 20여명 술시중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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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섭의 니하오] 교육청 관리 개인 동창회에 여교사 20여명 술시중 '파문'

입력
2007.07.0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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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방의 한 교육청 관리가 자신의 동창회 모임에 여교사 20여명을 동원, 술 시중을 들게 하는 사건이 발생,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지 않고 중국 관리들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후난(湖南)성 주저우(株州)시 톈위앤(天元)구 교육국장 공모씨는 지난 4월 27일 주저우시의 한 술집에서 학교 동창회를 하면서 자신이 관할하는 지역 내 4개 초등학교의 여교사 22명과 남자교사 2명을 동창회 모임에 동원했다.

교사들은 동창회 1주일전 톈위앤구 교육국 공회 관계자로부터 “교육국이 한 만찬을 준비중이니 4개 학교 여교사들은 프로그램을 준비해라” 는 지시를 받았고, 각교 학교장의 지시아래 노래 연습과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여교사들은 동창회 당일 오후 7시 30분부터 노래 ‘위대한 조국을 위해 건배’ 의 합창을 시작으로 10여곡의 노래를 들려주면서 동창회의 흥을 돋웠다. 공연이 끝난 후 교육국 관계자는 교사들에게 “좀 놀다 함께 돌아가자”며 “열정적으로 술시중을 들자”고 권했다. 이후 밤 10시 30분 모임이 끝날 때까지 한 여교사는 한 남자와 4차례나 춤을 추어야 했고, 일부 여교사는 모임이 끝난 후 참석자들로부터 “만나 달라”는 전화 공세에 시달렸다.

이 사건은 6월 말 인터넷에 폭로돼 중국 언론에 보도되기에 이르렀다.

한 교사는 “교육국 관계자의 지시를 듣고 교육국의 공식 만찬인 줄 알았지만 현장에 가보니 교육국장의 개인 동창회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 사건을 조사한 주저우시 당국은 “만찬 행사는 건전하고도 고아(高雅)하게 진행됐다”며 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려 중국 언론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에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언론들은 “뽐내는 권력은 필연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만다”는 내용의 사설을 통해 권력남용에 둔감한 사회 현실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사건은 지방 교육 간부의 만용에서 나왔지만 개인들의 권리와 재산권을 침해하는 중국 사회 공권력의 현실을 상징하는 사례라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각급 정부 기관의 고위 관리들이 관용차를 자가용처럼 부려 전국 기관의 관용차 운영비가 중국 국방비에 맞먹고 있으며,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전용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중국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공직자들이 우선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게 중국 언론의 진단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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