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최대 폭력조직인 삼합회(三合會)로 추정되는 세력이 홍콩 최대 기업인 신세계그룹의 시설물을 연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 홍콩이 긴장에 휩싸였다.
5일 오전 5시 40분께 차량 한대가 홍콩 섬 도심의 신세계그룹 산하 JW 메리어트호텔의 현관에 돌진, 유리창 등을 파손시키고 달아났다. 이어 10분 뒤 이 차량은 센트럴 지역에 있는 신세계그룹 본부 현관으로 돌진했다. 달아난 차량은 10여분 만에 홍콩섬 외딴 길가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앞서 4일 새벽에도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CSL통신 휴대전화 대리점 16곳의 간판이 동시다발적으로 페인트로 훼손되기도 했으며 이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밴 차량 한대가 길가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
홍콩 당국과 입법원(의회)은 “홍콩 공동체와 새로 출범한 홍콩 정부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하고 강력 대응방침을 밝혔다. 홍콩 경찰은 이 사건을 조직범죄 수사팀인 중안조(重案組)에 배당하는 한편 사주인 쳉유퉁 신세계그룹 회장 가족에 대한 경호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측은 그 동안 어떤 협박이나 경고도 받은 적 없어 공격한 동기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이 그룹 업무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공격이 최소 20여명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테러로 보인다며 신세계그룹과 삼합회간의 갈등이나 거액의 자금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의안(新義安) 파벌을 핵심으로 한 홍콩 삼합회 조직은 1997년 홍콩주권 반환 이후 대외활동을 줄이고 암약해왔다.
홍콩 정계 인사들은 “이틀 연속 이뤄진 대담한 공격은 정치적으로 1일 2기 임기를 시작한 도널드 창 행정장관에 대한 도전”이라며 “특히 도널드 창 행정장관의 동생이 신세계그룹 방계회사인 NWS홀딩스의 대표로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석사업과 부동산 사업으로 성장한 신세계그룹은 자산 1,170억 홍콩 달러(약 13조8,000억원) 규모의 거대 재벌로 부동산, 인프라, 호텔, 통신, 버스, 페리 등의 관련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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