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당분간 내리기 힘들고, 더 오를 것이란 분석도 많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일(현지시간)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일대비 0.40달러 오른 배럴당 71.81달러에 거래되며 연중 최고가에 거래됐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Brent) 선물도 1.70달러 급등한 74.75달러에 마감됐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Dubai) 현물가도 0.23달러 상승한 68.57달러 수준에서 형성돼 70달러 선에 한 발짝 다가서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8월25일(68.79달러)이후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국제유가의 ‘거침없는 하이킥’ 행진은 세계 최대 석유 수요처인 미국에서 휘발유의 공급차질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데다 산유국인 나이지리아 정정불안 역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의 석유재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의 정제가동률과 휘발유 수요 강세로 인한 수급불안 우려가 증대되면서 장중 내내 상승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지속되는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으로 인한 석유공급차질 우려증대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나이리지아 석유생산 중심지인 니제르 델타지역에서는 최근 무장괴한에 의해 영국 여자 어린이가 유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지난 4일에는 국제 석유 메이저회사인 쉘의 석유시설에 대한 반군의 공격으로 5명의 근로자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석유수출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는 최근 유가 상승이 일시적 시장 불안 요인이 아닌 미국 휘발유 시장의 재고 부족과 정유공장 가동률 저하에서 비롯된 만큼 최고 성수기인 8월말까지는 강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8월2일 배럴당 72달러(두바이유)까지 상승한 후, 성수기가 점차 지나면서 내림세로 돌아서 55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한국석유공사 구자원 해외조사팀장은 “휘발유 성수기가 종료되는 4분기까지는 낮은 재고 수준 및 가동률로 인해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 평균은 배럴당 65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연초 정부 전망수준에 근접하고 있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며 “다만 유가 상승이 미국 경제 둔화 등 거시흐름의 악화와 동시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경제에 주는 충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혁 기자 hyuk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