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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수협의회장의 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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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수협의회장의 독선

입력
2007.07.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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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완 서울대 교수협의회 회장께.

내신 실질반영률을 놓고 정부와 대학들이 옥신각신하는 요즘. 매일 정부의 교육관을 비판하며 ‘정부는 대학 입시에서 손떼라’고 기염을 토하는 모습을 뵙습니다. 방송 출연도 잦으시더군요. 3월에는 “3불(不) 정책(대학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은 암초”라고 말해 주목을 받으셨죠.

늘 한결같이 “대학 자율화”를 외치는 모습을 보면 ‘열정이 대단하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 교수님이 “대학을 힘으로만 밀어붙이려는 정부의 오만을 두고 볼 수 없다”며 “협의회 차원에서‘성명서 채택’ 등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하신 것을 두고 “너무 앞서간다” “교수 사회 전반의 여론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합니다.

서울대는 우선 사립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는 게 순서라고들 합니다. 특히 3일 교수님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를 만난 것을 두고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서울대 전체 교수를 대표하는 분이 야당의 특정 후보를 만나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을 비판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입니다.

몇몇 교수는 “자기 정치하는 데 협의회를 파는 거냐”고 화를 냅니다. 교수님이 공동회장인 전국국공립대교수협의회 상임회장도 “신중했으면 좋을 텐데…” 라며 아쉬워합니다. 그런 만남은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정치권 진출을 모색할 때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결사반대 하신 분이 바로 교수님 아닙니까. 앞장 서서 말하고 행동하는 게 얼마나 힘든 줄은 잘 압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을 대표하는 자리일수록 구성원들의 기대와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자율화’를 위한 충정이 빛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박상준 사회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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