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차명 부동산 의혹이 제기된 서울 도곡동 땅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측은 5일 "도곡동 땅의 매각 자금을 추적해 실소유주를 가리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전시장측은 "이미 이 전 시장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다 확인됐는데 뭘 더 공개하냐"고 맞섰다.
특히 논란이 된 도곡동 땅 중 일부가 이 전 시장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있을 때 큰 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에게 판 것이라고 일부 언론이 보도하면서 논쟁이 더 가열됐다.
상은씨와 김 씨는 1985년 도곡동 땅 2159㎡를 구입했는데, 이 중 306㎡은 현대건설에서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 전 시장은 77년부터 88년까지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임했다. 두 사람은 이 땅을 95년 포스코개발(현 포스코건설)에 팔았다.
이와 관련, 박 전대표측 서청원 고문은 당시 이 전 시장이 김만제 전 포철 회장에게 매입을 부탁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 전 시장측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 전 시장이 사장으로 취임한 77년 현대건설은 도곡동 일대 4651㎡를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2년 뒤인 79년 지하철 3호선 건설계획이 발표됐다. 당시 현대건설이 도곡동으로 지하철 3호선이 지나간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개발이익을 얻기 위해 집중적으로 이 지역 토지를 매입하지 않았느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1997년 국정감사,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등을 통해 검증을 거쳤고, 국세청과 검찰 조사까지 받으면서 이 땅의 매각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혀졌다"며 "이 전 시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땅에 대해 재탕 삼탕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언론의 도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현대건설이 김재정씨 등에게 판 땅은 도로가 나면서 쓸모없어진 자투리 땅이었고 ▦매입의사를 밝힌 국내 5개 기업 중 김 씨 등이 조건에 맞는 포스코를 선택한 것 뿐이며 ▦현대건설은 77년 사들인 땅에 체육관을 지었기 때문에 개발이익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반면, 박 전 대표측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전 시장의 형과 처남이 진짜 도곡동 땅의 주인이라면 매각자금 263억원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계좌추적을 하면 늦어도 3~4일 내에는 돈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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