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호러와 액션이라는 장르영화에서 각각 눈이 번쩍 뜨일만한 영화 두 편이 개봉됐다. 장르영화의 팬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수작들이다. 먼저 호러영화 <디센트> . 영국 감독 닉 마셜의 2005년 영화로 공포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확립했다는 평론가들의 만장일치 찬사를 받았다. 디센트>
어두운 동굴 속 탐험, 입구가 닫히며 주인공들은 갇힌 폐쇄공포 속으로 들어간다. 여기에 앞을 보지 못하지만 박쥐처럼 음향으로 먹이를 사냥하는 괴물이 나타난다.
목숨을 내건 괴물과의 사투 앞에 가족을 잃고 혼자 살아 남은 주인공의 머리 속에 남아 있던 죄책감과 살아 남기 위해선 동료들의 죽음마저 모른 척해야 하는 인간내면의 이기심 같은 것들이 얽힌다. 이를테면 어두움, 갇힘, 환영, 식육괴물, 내면의 두려움, 피, 생존본능 같은 공포영화의 여러 소재들이 빠지지 않고 총망라됐다.
하지만 이 영화의 뛰어난 점은 이런 소재들을 고루 나열했다는 점이 아니라, 공포를 자아내는 기본적인 근원에 대해 잘 파고 들었고 관객을 거기에 동참시킨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등장하지만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한국 공포영화에 실망한 관객이라면 극대치의 공포를 뿜어내는 이 영화에서 시원스런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익사일> 은 홍콩 느와르의 팬들에게 오랜만에 바치는 선물과도 같은 작품. <대사건> <더 히어로> 같은 영화로 이름이 익숙한 두기봉 감독의 영화다. 그의 영화로는 거의 9년 만에 소개되는 작품. 조직을 배신했다는 누명을 쓰고 숨어 살고 있는 주인공, 그를 죽이러 온 친구들과 구하러 온 친구들, 이들이 주인공의 설득으로 한 팀이 되어 폭력조직에 맞서 사투를 벌인다는 전형적인 스토리다. 더> 대사건> 익사일>
전형적인 것은 스토리 뿐만 아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총격전, 그 속에서 화면을 멈추고 정지된 순간을 바라보는 정중동의 카메라. 이처럼 영화는 홍콩 느와르에서 관객이 기대하는 액션의 모든 것, 스타일리시함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올해 52세로 벌써 20여편의 연출작을 내놓은 두기봉 감독의 관록을 더해가는 연출 솜씨를 느낄 수 있는 작품.
이밖에도 낯선 곳에서 여름 휴가를 즐기며 아들의 여자친구와 삼각관계에 빠지는 엄마의 낯선 경험을 그리는 독특한 분위기의 독일영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름 휴가> 와 <스파이더맨> 에서 친구로 나온 제임스 프랭코 주연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도 개봉했다. 트리스탄과> 스파이더맨> 미필적>
이윤정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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