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윤증현 금감위원장 "국민연금, 은행인수 경쟁력 있겠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윤증현 금감위원장 "국민연금, 은행인수 경쟁력 있겠나"

입력
2007.07.06 09:38
0 0

"국민연금이 전략적 투자자로 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산업자본은 은행 인수가 안 된다며 대못질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임기를 1개월 가량 앞둔 5일.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모처럼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시장의 다양한 현안에 대한 소신과 금융감독 당국의 입장을 밝혔다. 금감위원장으로서는 사실상 마지막 기자 간담회여서인지 예의 거침없는 소신 발언이 이어졌다.

국민연금의 은행 인수 반대

국민연금이 추진 중인 우리금융지주, 외환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무적 투자자로서 단순 지분 투자는 상관없지만, 전략적 투자자로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연금이 은행을 소유하면 누가 경영을 할 것이며, 어떤 경쟁력이 있겠느냐"며 "전문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전문 운용기관이 국민연금을 맡아 운용하는 등 국민연금 지배구조의 개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전날 "국민연금이 금융기관이나 제조업체에 대해 소유 목적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한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의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산업자본의 은행 인수 허용 필요

대신 우리금융지주 등 정부 소유 은행의 민영화에 앞서 은행 산업 전체에 대한 밑그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산업자본의 은행 인수를 허용할지에 대한 공론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금융자본은 하루 아침에 육성되는 것이 아니다"며 "국내 자원은 한정돼 있는데 산업자본에는 대못질을 해놓고 (은행 인수에) 못쓰게 하면 참 어리석은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금산분리를 엄격하게 유지할 경우 우리금융지주를 누가 인수하겠느냐"며 국내자본과 외국자본의 역차별 문제를 부각시켰다. 재벌의 사금고화 등 부작용은 법적인 견제 장치와 감독 강화로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신규 설립 허용 전향적 검토

증권사 신규 설립 허용 문제에 대해 그는 "전향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곧 긍정적 결론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증권사 신용 융자 규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윤 위원장은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하고 있지만 주식 투자는 가능한 자기 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몇몇 증권사가 자기 자금도 없는 상황에서 비싼 콜자금을 빌려 다시 투자자에게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경고했다.

카드 수수료는 경제논리로

윤 위원장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를 "경제 논리로 풀겠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 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용역 의뢰로 카드 수수료 원가 분석을 해온 금융연구원이 13일로 예정된 공청회를 연기한 데 대해 그는 "공교롭게도 타이밍 상 오해를 살 소지가 있었다"며 "국민카드 외환카드 등 겸영 카드가 분석 대상에서 빠진 데다, 회계 전문기관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8월 중순으로 연기한 것"이라고 답했다.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

윤 위원장은 "재임 3년간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이 모두 안정되는데 일조를 했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은행과 증권사의 자산 규모가 영세하고 국내 위주의 영업에 치중하고 있으며, 수익 구조도 단순한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 그는 "평범한 시민으로, 자유인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짧게 답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