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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회당 1.3번꼴 음주장면…안방극장 "캬~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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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회당 1.3번꼴 음주장면…안방극장 "캬~ 취한다"

입력
2007.07.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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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범(15세)이 아버지 정웅인에게 술을 따라주자 정웅인이 고1 학생인 김범에게 술을 권하고, 이를 마신 김범이 졸도한다(MBC <발칙한 여자들> 중)

#2. 미성년자인 구혜선(19세)이 회사 동료들과 함께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신다. 건배를 한 후 소주잔을 그대로 ‘원샷’한다(KBS1 <열아홉 순정> 중)

TV 드라마 주인공들의 고뇌를 표현하는 가장 전형적인 연출기법은 바로 ‘술’이다. 술을 마시며 깊은 생각에 잠기고, 술잔을 기울이며 고민을 토로한다. 술에 취해 즐거워하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TV 속 음주 장면이 청소년들의 음주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드라마에 술 마시는 모습이 1회당 평균 1.3회꼴로 등장해 여전히 빈번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청소년이 직접 술을 마시는 장면도 심심찮게 방영돼 10대들이 ‘술의 유혹’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드라마 속 음주 1회당 1.3회

국가청소년위원회(위원장 최영희)는 지난해 하반기(7~11월) 방영된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 30여편(총 1,639회)을 모니터링한 결과, 음주 장면이 2,131회(회당 1.3회) 연출됐다고 5일 밝혔다. 이 중에는 청소년의 음주도 드라마 7편에 걸쳐 13회 방송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2분기(4~6월) 조사와 비교할 경우 하반기에는 평균 0.15회(1.15→1.3회) 늘어났다. 지난해 2분기 조사에서 청소년의 음주 장면은 9회였다.

음주 장면이 가장 많이 묘사된 드라마는 KBS2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 으로 22회 중 무려 89회나 포함돼 404.5%의 반영비율을 보였다. 2위는 MBC 수목 미니시리즈( <어느 멋진 날> <여우야 뭐하니> <90일 사랑한 시간>)로 44회 중 144회(327.3%), 3위는 KBS2 <드라마 시티> 로 20회 중 53회(265%)였다.

■청소년 음주충동 ‘심각’

TV 드라마의 잦은 음주 장면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드라마 시청자층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폭 넓게 존재하는 데다 청소년들은 음주 충동과 호기심을 쉽게 느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연예인이 ‘멋들어지게’ 술을 마시는 모습은 음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부작용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청소년위원회 전혁희 청소년보호단장은 “비록 드라마의 한 순간이라 하더라도 공영을 포함한 공중파 방송이 청소년들의 음주를 조장할 만한 장면을 내보내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드라마 속 음주장면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모임 등 2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청소년 음주 제로넷(zero.net) NGO연대’의 황선옥 사무국장도 “TV 드라마에서 청소년 음주 장면이 사라지지 않을 경우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시청거부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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