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민을 비롯한 강원도민들은 8년에 걸친 노력과 정성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순간, 할 말을 잊고 눈물만 흘렸다. 춘천시 강원도청앞, 원주시 종합운동장, 강릉시청 앞, 평창군청 광장, 정선군청 광장 등지에 모여 낭보를 기다리던 도민들은 평창이 탈락하자 서로 부둥켜 안고 통한의 눈물을 삼켰다.
실사성적 1등, 우수한 프리젠테이션 등으로 한껏 기대를 키웠던 주민들은 밤새 “예스 평창”을 외쳤으나 4년 전 3표 차이 역전패가 되풀이되자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승리할 경우 축제용으로 마련됐던 축포, 오색풍선은 날려보지도 못하고 철거됐으며, 시가행진은 모두 취소됐다.
동네 사람 4명과 함께 자전거로 전국 2,014㎞를 일주하며 유치를 염원했던 평창군 도암면 박상만(54)씨는 평창군청 앞에서 “너무나 실망이 크다. 허탈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도민들 사이에서는 4년 전의 실패를 판박이로 되풀이한 데 대해 전략, 전술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소치의 막판물량공세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에 어긋날 소지가 크다. 동계올림픽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대구)나 아시안게임(인천)과는 달라 물량공세가 통하지 않는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었다.
평창군민들 사이에서는 “재도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평창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이제 슬픔을 딛고 민생경제 등을 보살펴야 한다”고 주장이 나오고 있다.
춘천시 후평동 유모(52ㆍ회사원)씨는 “강원도가 8년 동안 올림픽에 전력하느라 타 시ㆍ도에 비해 지역경제 후퇴 등 발전이 정체됐다”며 “아쉽지만 마음을 다잡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동사모) 총무팀장 조영주(50ㆍ여)씨는 “4년 동안 토ㆍ일요일마다 전국 각지를 홍보차 돌았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면서도 “실패에 대해 철저히 분석 한 뒤 재도전 여부를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창=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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