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드 모파상/문학과지성사평범한 이들의 행복 어떻게 파괴되는가
두 친구는 낚시를 하다 친해진 사이다. 시계점 주인 모리소는 보불전쟁으로 파리가 봉쇄된 1871년 1월 어느날, 무작정 집을 나섰다가 노트르담 거리에서 잡화점을 하는 소바주를 만난다.
‘어떤 날은 서로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고 묵묵히 낚시만 하고 또 어떤 날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들은 같은 취미와 같은 느낌을 가진 까닭에 말 없이도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카페에서 압생트를 몇 잔 마신 그들은 의기투합한다. 전쟁이 나기 전 일요일이면 낚시를 했던 센 강 상류의 마랑트 섬으로 가기로.
그들은 모래무지를 낚아올리며 ‘기적과도 같은 신나는 낚시’를 즐긴다. ‘감미로운 황홀감이 밀려왔다.
오랫동안 금지당해온 쾌락을 되찾았을 때 느끼는 그런 황홀감이었다.’ 그런데 포성이 들려오고 강둑 근처 산에서 포연이 오른다.
‘조용히 사는 사람이 싸움박질을 일삼는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분노’가 두 친구에게 인다.
“저렇게 서로를 죽이다니 정말 바보들이야.”
“정말 짐승보다 못해.” “왕이 있으면 외국과 전쟁을 하고, 공화제로 해놓으면 국내에서 저희들끼리 전쟁을 하고.”
‘온순하지만 식견이 좁은’ 정치토론을 하던 그들 앞에 프로이센 병사들이 나타난다. 어떻게 이곳까지 와 낚시를 하느냐, 너희들은 간첩이 틀림없다, 암호를 알려주면 살려주겠다….
하지만 두 친구가 암호를 알 리가 없다. 그들은 간단히 총살되고 강물에 고기밥으로 던져진다.
프랑스 소설가 모파상의 단편소설 <두 친구> 다.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행복은 그렇게 파괴된다. 염전(厭戰) 염세(厭世)의 작가였던 모파상이 1893년 7월 6일 43세로 사망했다. 두>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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