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눈물이 동계스포츠의 눈물로 이어질까?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러시아 소치로 결정됨에 따라 동계올림픽 유치를 통해 저변 확대를 노리던 동계스포츠의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강원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알펜시아 리조트에 들어설 예정이던 스키점프대, 루지 경기장 등의 건설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과 열악한 경기장 시설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설상(雪上)종목과 썰매종목 관계자들은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대한루지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성연택 전무는 “한국에 경기장이 없어 선수들이 유럽으로 전지훈련을 가야만 한다. 올림픽이 유치되면 이런 현상이 사라질 걸로 기대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루지연맹은 예산을 아껴서 국가대표만 전지훈련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성 전무는 “꿈나무 육성은 꿈도 못 꾸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올림픽이 유치되고 경기장이 건설되면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올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아시아에는 일본 나가노에만 루지 경기장이 있다.
경기장이 국내에 하나 밖에 없는 스키점프와 바이애슬론도 유럽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수밖에 없는 사정은 마찬가지다.
노무현 대통령은 과테말라에 도착한 1일 해외 3대 통신사와의 기자회견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계없이 2014년까지 총 1억 3,000만달러(약 1,199억원)를 투자하는 드라이브 더 드림(Drive the Dream)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력이 취약한 아이스하키와 컬링, 설상종목, 썰매종목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물론이고 해외 전지훈련까지 돕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개최를 소치에 뺏긴 상황에서 ‘드라이브 더 드림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추진될 지는 미지수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세계기록(34초25) 보유자 이강석은 “동계올림픽 개최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겨울스포츠를 좋아하는 꿈나무들이 꿈을 잃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