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지역별 경선 득표율을 얼마나 올리느냐가 당협위원장의 역량을 말하는 것이다. 곧 2008년 총선의 공천 기준이 된다는 얘기다."
최근 한나라당의 한 경선후보 캠프 조직 책임자가 자파 당협위원장들을 모아놓고 한 말이다. 이 책임자는 "대선후보 경선일(8월19일)까지 발로 뛰고, 또 뛰라"고 독려했다.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할 당원 선거인단 6만9,000여명이 5일 컴퓨터 추첨을 통해 확정되면서 각 캠프의 지역별 당심(黨心) 잡기 레이스에 총성이 울렸다.
한 지역구에서 경선에 참여할 당심(대의원+당원) 선거인단 수는 평균 600명. 이 가운데 위원장의 영향력 하에 있는 선거인단은 많아야 300명 정도로 예상된다.
결국 나머지 300명은 이제부터 발로 뛰어 잡아야 한다. 선거인 명부가 각 캠프로 건네지는 20일부터 선거인단을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당심 판세는 안개 속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측 모두 자신들의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은 대구경북(TK)지역과 충청에서만 열세를 인정할 뿐 나머지 지역에서는 우세를 주장한다. 전국적으로 당심에서 6대4 정도로 앞서 있다고 말한다. 이방호 의원은 "선거인단 규모가 큰 서울에서 크게 앞서 있기 때문에 TK와 충청의 열세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최근 들이닥친 검증 공세다. 일반 국민 지지율이 약간 하락했을 뿐 아니라 당심에서도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흔들린 곳이 영남이었다고 한다.
이 전 시장 캠프 관계자는 "영남만 사수해 내면 수도권의 압도적 우세를 바탕으로 당심 경쟁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이 최근 자주 영남 지역을 찾아 공을 들이는 것은 이런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측은 당협 위원장 확보면에서는 이 전 시장에 비해 열세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지방의원과 평당원 등 하부 구조가 튼튼해 오히려 5.5 대 4.5 정도로 앞서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현역 지방의원들은 박 전 대표로부터 공천장을 받아 당선된 사람들이다. 박 전 대표측은 이런 분석에 기초해 "수도권에서 열세일 뿐 나머지 지역에서는 우세하거나 접전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측이 신경을 많이 쓰는 지역은 서울 등 수도권이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서울지역 당원도 상당수가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영남 표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에서도 이 전 시장측 지지자의 이탈 현상이 점차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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