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포타미아 문명, 트로이, 그리스 문명, 페르시아, 알렉산더, 로마제국, 오스만 제국…
세계 역사의 중심에 터키가 있다. 동양과 서양을 잇는 요충지로서, 끝없이 펼쳐지는 비옥한 평원은 만년을 이어 10개 이상의 문명을 낳았고 또한 수많은 전란을 불러왔다. 그래서 터키로 떠나는 길은 오랜 역사로의 여행이고 찬란했던 문명과의 엄숙한 만남의 시간이다.
문명의 교차로인 소아시아, 터키를 찾는 한국 관광객의 발길도 크게 늘면서 색다른 터키 여행을 모색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터키관광청은 색다른 터키와의 만남으로 이스탄불에서의 ‘부티크 호텔 여행’을 제안했다. 그 자체로 독창적인 매력을 지닌 부티크 호텔에서의 여유로운 휴식을 통해 터키의 조용한 숨결을 마주할 수 있다.
■이스탄불 포시슨스
오스만 제국 시절 교도소였던 건물이다. 교도소는 포시즌 그룹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독특하고 아름다운 부티크 호텔로 변모했다. 호텔은 유럽의 시골마을에 있는 작은 성당처럼 평화로운 얼굴이다. 교도소였던 외관 전체에는 황토색에 가까운 노란 페인트칠이 칠해졌고 창문 발코니마다 붉은 제라늄 화분이 밋밋한 풍경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오래된 가구로 인테리어한 호텔의 내부는 오래된 풍경처럼 따뜻하다.
키 작은 낙엽관목과 꽃이 만발한 정원을 돌아 들어가면 둥근 모양의 레스토랑이다. 이곳의 요리사들은 레스토랑 뒤편의 텃밭에서 키운 허브와 채소로 요리한다.
아야소피아 성당에서 도보로 2분 거리. 스탠더드룸 200유로, 슈피리어룸 230유로, 포시즌스 룸 330유로. www.fourseasons.com/istanbul
■사리 코낙 오텔리
단아하고 수수한 공간이다. 로비 계단 객실 레스토랑 어느 곳 하나 과도하게 멋을 부린 구석이 없다. 전체 인테리어의 핵심은 오래된 질감이다. 낡은 접시와 카펫, 아나톨리아 고원지대를 돌며 수집한 수백년 된 항아리들이 악세서리로 이용됐다.
옥상의 레스토랑은 호텔의 뷰포인트. 옥상에서 보면 북쪽으로 흑해가, 남쪽으로는 마라마라해가 아득히 펼쳐진다. 흰색 쿠션을 얹은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지중해의 소박한 게스트 하우스에 온듯 상쾌하다. 블루 모스크에서 도보로 2분 거리. 숙박료 89~300유로. www.sarikonak.com
■예실 에브
터키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아야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를 잇는 대로변 바로 뒤편에 있는 호텔인데도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상인양 조용하고 평화롭다. 로비의 문을 열면 기습처럼 펼쳐지는 싱그러운 정원이 인상적이다. 분수대에서는 청량한 물줄기가 쏟아지고 분수대 주변으로는 흰색으로 칠한 테이블과 의자가 정연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보드랍고 무성한 잎을 단 키 큰 나무들은 깊은 그늘을 만든다.
오스만 제국의 말기였던 19세기, 제국의 고위 관료의 집을 개조한 곳이다. 외관과 내관 모두 19세기 비잔틴 양식을 하고 있다. 호텔의 외관은 영국의 전원 목조주택을 닮았고 내부는 모자이크나 대리석 황동을 입힌 가구들로 꾸며져 있다.
싱글룸 135유로, 더블룸 170유로, 딜럭스 룸 200유로. 파샤룸 300유로. www.istanbulyesilev.com
■보스포러스 팰리스 호텔
유럽지구가 상업지대라면 아시아 지구는 차분한 분위기의 주거지대다. 아시아 지구에 있는 오스만 제국의 고위 관료가 거주했던 성이 이 호텔의 원형이다. 건물은 희고 격조있어 보이는 이층집. 내부는 오스만제국 시절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소품과 분위기로 충실하게 채워져 있다. 금박 장식을 한 소파와 테이블, 연꽃처럼 큰 샹들리에, 왕관 무늬의 융단이 깔린 나선형 계단을 갖고 있다. 로비의 벽면은 오스만제국의 황제들이 직접 쓴 서한들이 액자로 걸려 무게감을 준다.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30분 거리. 숙박료 스탠더드룸 175유로, 보스포러스 가든 룸 250유로, 슈피리어룸 270유로, 보스포러스 딜럭스룸 350유로. www.bosphoruspalace.com
■안탈랴 마르마라호텔
2005년에 오픈한 아직도 새것의 냄새가 물씬한 현대적인 호텔이다. 객실의 천장은 시멘트 골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파격을 보여주고, 리셉션과 로비 곳곳에는 낙서하듯 장난스럽게 그린 그림들이 주황색 벽면 안에 칠해져 있다. 모든 객실은 바다로 창이 나있다. 통유리로 보이는 거대한 바다가 묵직하다. 레스토랑에는 높은 책장이 있어 100여 권의 책과 사진이 꽂혀있고, 당구대와 컴퓨터 안락한 소파가 놓여졌다.
정원의 끝에선 엘리베이터를 타고 절벽을 내려갈 수 있다. 20~30여 개의 선베드가 지중해에서의 휴식을 제공한다. 안탈랴 공항에서 20분 거리. 숙박료 스탠더드 싱글룸 225유로, 스탠더드 더블룸 260유로 www.themarmarahotels.com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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