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일 미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서 함께‘랍스터 요리’로 식사를 하고 낚시를 즐기면서 격의없는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미사일방어(MD) 체제 문제등 현안에서는 거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체코와 폴란드에 MD 기지를 설치하겠다는 미국의 구상에 맞서 아제르바이잔내 가발라 기지를 공동사용하자고 제안한데 이어 이날에는 MD 체제 구축에 보다 많은 유럽국가들을 참여시키고 러시아내 레이더 기지도 활용하자는 내용의 역제안을 또다시 전격 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MD 체제 구축에 유럽국가들을 폭넓게 참여시키면 유럽전역을 방어할 수 있고 러시아 남부 아마비르 기지의 첨단 레이더 시설을 사용하면 “미러 관계는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체코, 폴란드에 기지를 설치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주 건설적이고 과감한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으나 체코와 폴란드가 MD 체제 구축에 포함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미 언론들은 대체로 두번에 걸친 푸틴 대통령의 역제안이 미국의 동유럽 MD 시스템 배치 구상에 제동을 걸고 추진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물타기’용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양측의 이견 해소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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