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아시아 정상 정복을 위한 ‘비장의 카드’를 공개했다.
대표팀은 3일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공격 전술을 집중적으로 조련했다. 오전 훈련에서 패턴 플레이를 점검한 베어벡 감독은 오후 훈련에서 ‘비장의 전술’을 선보였다. 30여분간 실시한 11대11의 연습경기에서 최전방에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세운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것.
베어벡 감독은 조끼를 입은 ‘주전조’에 장신 스트라이커 우성용(울산)을 타깃맨으로 세우고 이동국(미들즈브러)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했다. 대표팀이 지난달 23일 소집 훈련을 실시한 후 이와 같은 전형을 선보이기는 처음이다.
베어벡 감독은 이날 오전 훈련을 마친 후 “조재진과 이동국을 동시에 투입하는 전술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이를 실제 훈련에서 집중 점검해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필승 카드’로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최전방에 내세운 4-4-2 포메이션을 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국 축구는 전통적으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상대를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베어벡 감독 부임 후에도 ‘고질병’은 고쳐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시리아와의 2007아시안컵 예선에서 답답한 경기 끝에 1-1로 비긴 것이 좋은 예다.
베어벡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밀집 수비를 펼치는 상대를 만나 고전할 경우 위기 타개책으로 이 같은 전술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4-2 포메이션상의 공격 전술은 측면 수비수의 오버래핑에 의한 크로스, 혹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전방으로 길게 넘어온 볼을 장신의 중앙 스트라이커들이 떨궈주고 처진 스트라이커와 측면 날개, 미드필더들이 문전으로 쇄도해 득점을 노리는 형태가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훈련에서 미드필드에서 넘어온 볼을 우성용이 떨궈주자 왼쪽 날개 최성국(성남)이 문전으로 파고들어 득점으로 연결한 장면이 베어벡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필승 방정식’의 전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측면 날개가 중앙 공간을 집중적으로 노릴 경우 사실상 4-2-4에 가까운 형태를 띄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 감독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 모의고사’에서 ‘비장의 전술’을 시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주=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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