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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4인방 '저성장 덫'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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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4인방 '저성장 덫' 빠졌다

입력
2007.07.06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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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을 대표하는 '핵심 4인방'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중공업의 매출액 성장률이 사상 최초로 도요타, 신일본제철 등 글로벌 경쟁업체에 역전을 허용하는 등 국내 주력 제조업이 '저성장의 덫'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내놓은 '한국 기업 경쟁력의 재점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 4개 기업의 경쟁력을 인텔, 노키아, 지멘스 등과 비교한 결과, 생산성과 재무안정성은 글로벌 기업을 압도하는 수준까지 강화된 반면, 성장성은 오히려 크게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성장능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매출액 성장률'의 경우 2004년까지만 해도 국내 업체(24.9%)가 글로벌 경쟁기업(14.1%)을 압도했다. 그러나 2005년과 2006년에는 각각 8.9%와 7.8%로 하락, 사상 최초로 2년 연속으로 경쟁기업(2005년 10.5%ㆍ2006년 8.2%)보다 성장성이 뒤졌다.

반면 상시적인 구조조정으로 국내 기업의 1인당 매출액은 74만 달러로 경쟁업체(56만 달러)를 압도했으며, 소극적인 투자로 회사 내부에 현금이 쌓이면서 자기자본 비율(117%)도 글로벌 경쟁업체(113%)를 능가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한국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성장성 부진"이라며 "기존 사업의 효율화에 매달리기 보다는 신제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성장의 파이를 키우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내 업체가 저평가되는 이유 역시 미래에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상장 제조업체의 경우 최근 2년간 부가가치 창출능력이 27조9,000억원 강화돼 환율하락과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외부 악재를 견뎌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6년까지 환율하락(23조7,000억원), 원자재가격 상승(32조8,000억원) 등으로 총 37조7,000억원의 영업수지 악화 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 기업들의 실제 영업수지는 9조8,000억원 악화하는데 그쳤다. 연구소는 "37조원 가량의 외부 환경 악화에도 불구, 실제 피해가 9조원대에 머물렀다는 것은 기업들이 28조원에 육박하는 내부역량 강화를 이뤄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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