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급진 이슬람 세력인 ‘랄 마스지드(붉은 사원)’에 속한 무장 세력과 경비군 간에 총격전이 벌어져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3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총격전이 벌어진 인근 두 병원 의사들이 2명의 경찰관과 군인 1명, 무장단원 1명과 노동자 1명이 숨졌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으나, 붉은 사원의 성직자들은 여학생 2명을 포함, 사원 소속의 학생 1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인근 폴리클리닉 병원의 한 의사는 총격사건 직후 60여명이 최루가스를 마셨거나 총격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으며, AFP 통신은 여러 병원에 이송된 부상자 수가 모두 12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날 총격전은 붉은 사원에 소속된 학생 10여명이 총과 방독면 등으로 무장한 채 사원 인근 검문소를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검문소 200m 전방까지 진출했으며, 경찰과 경비군이 최루탄 등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1시간 뒤에는 소총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채 모스크 주변 순찰에 나섰던 10여명의 학생들이 “탈레반이여 영원하라” 등 구호를 외치면서 인근 환경부 청사 창문을 부수는가 하면 불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압둘 라시드 가즈 붉은사원 부의장은 경비군이 먼저 사원 근처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고 주장했으며, 사원 스피커에서는 “그들이 우리 사원을 공격했다. 희생의 시간이 다가왔다”며 자살 폭탄 테러를 부추기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중재자로 나선 야흐 압둘 아지즈 의원은 양측 간에 휴전이 성립됐다고 말했으나, 아지즈 의원이 사원에서 나오자마자 교전은 다시 시작됐다.
급진적인 내용의 ‘윤리 바로 세우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붉은 사원 소속 학생들은 지난 5월에도 경찰관을 감금하고 경비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슬람 급진파 학생들의 움직임이 지속되자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1일 자살 폭탄 테러를 자행할 수 있는 알 카에다 연계 무장세력이 사원 안에 은신 중이라며 군 병력을 동원해 사원을 공격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붉은 사원 측은 정부가 사원을 공격할 경우 강력한 보복을 감행할 것이라며 맞서 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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