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일 사립학교법 재개정안과 로스쿨법 제정안이 막판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17대 국회 하반기의 최대 난제가 해결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극심한 분열상을 노출한 열린우리당은 당 분해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회기 종료 직전인 오후 11시 57분에야 사학법과 로스쿨법을 처리했다. 민주노동당의 교육위 회의장 점거로 ‘교육위→법사위→본회의’ 절차 대신, 한나라당 우리당 통합민주당 등 3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택했다.
민노당 의원 8명과 무소속 이미경 임종인 의원, 우리당 정청래 의원 등이 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장 단상 앞 발언대를 점거하자 두 법안 모두 토론을 생략한 채 곧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20개월 이상을 끌어 온 쟁점 법안들이 처리되는 데는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본회의장에선 민노당 의원 등이 ‘야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본회의장 밖에선 민노당원 50여명이 경위들과 몸싸움을 하며 반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후 5시께 한나라당 우리당 통합민주당 등 3당이 두 법안의 이날 중 처리에 전격 합의한 뒤로도 7시간 가까이 걸린 것은 우리당의 복잡한 속사정 때문이었다.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반발이 상당했던 것이다. 오후 8시께부터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의총에선 사학법 재개정을 두고 내내 고성이 오갔다. 재개정에 반대하던 일부 의원들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격론 끝에 사학법을 재개정하기로 결론을 내린 뒤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우리당 의원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어두웠다. 재개정에 반대해온 한 초선의원은 위로의 악수를 건네던 한 원내 지도부의 손을 뿌리쳤다. “더 이상 우리당에 미련이 없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왔다.
사학법과 로스쿨법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회기 내 처리가 극히 불투명했지만 오후 들어 상황이 급반전됐다. 비판여론이 거세자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을, 우리당은 로스쿨법 제정을 ‘전리품’으로 챙기기 위해 정치적 타협에 나선 것이다. 3당은 내친 김에 또 다른 쟁점이었던 정치관계법개정특위와 예산결산특위, 국제경기지원특위의 위원장 ‘감투’도 나눠갖기로 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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