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일 본회의에서 17대 국회 후반기 핵심 쟁점 법안인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로스쿨법) 제정안을 진통 끝에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통과시켰다.
국회는 또 보험료는 그대로 내고 연금은 덜 받는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금융업계 재편을 가져 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통합법) 제정안, 서울 강남ㆍ북 자치구 간 세수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방세법 개정안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주요 쟁점 법안들이 해결됨에 따라 정치권은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한나라당 김형오, 열린우리당 장영달, 통합민주당 강봉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간 동안 접촉을 갖고 로스쿨법과 사학법을 자정 전에 처리한다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사학법 재개정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이날 오전부터 교육위를 점거해 ‘교육위à법사위à본회의’라는 정상 절차를 밟을 수 없었다. 결국 임채정 국회의장이 3당 원내대표의 요청을 수용하는 형태로 본회의에 직권상정해 오후 11시 57분께 통과시켰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민노당 의원과 우리당 및 무소속 일부 의원이 본회의장 단상 앞에 도열해 고성을 지르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또 우리당 일부 의원도 저녁에 열린 의총에서 직권상정에 반대해 진통을 겪었다.
앞서 한나라당과 우리당은 지난달 29일 사학법의 최대 쟁점이었던 개방형이사추천위 구성 원칙에 합의했다. 일반 사학의 경우 학교운영위 또는 대학평의원회가 추천위원 과반수를 추천하고, 종교재단은 종단이 과반수를 추천토록 하자는 우리당안을 한나라당이 수용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로스쿨법은 교육위와 법사위에 논의를 맡기자”고 주장했고, 우리당이 사학법과 로스쿨법 일괄 처리를 주장하면서 대립이 계속됐다. 결국 사학법 재개정이 시급했던 한나라당과 로스쿨법 등 실리를 챙겨야 하는 우리당이 각각 양보하면서 양당은 이날 두 법안 동시 처리에 합의,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로스쿨법은 2009년 3월까지 3년제 법학전문대학원을 개원토록 하는 내용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보험료율(내는 돈)은 소득의 9%로 현재와 같이 유지하되 급여지급기준인 급여대체율은 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60%에서 2028년까지 4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국회는 또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연금가입자 소득 평균의 10%를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3년 동안 추진했던 국민연금 개혁 작업이 일단락됐다.
또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로 증권사 계좌를 통해 신용카드나 공과금 결제가 가능하게 됐고, 증권사가 자산운용사를 겸할 수 있게 돼 대형 투자은행 탄생의 길이 열렸다.
한편 3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정치관계법특위, 우리당은 예산결산특위, 통합민주당이 국제경기지원특위 위원장을 각각 맡기로 합의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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