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3일 “중산층ㆍ중소기업과 통하고 중용의 정치로 통합력을 발휘하는 중(中)통령이 되겠다”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출마 선언식에서 ‘3중(中)주의’에 기초한 신(新)중도노선을 견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합을 위한 노력을 이젠 접고 대선주자로서 내용물을 내놓고 경선준비에 몰두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선언식에는 우리당 정세균, 통합민주당 박상천 김한길 대표, 김근태 전 의장, 박명광 민병두 박영선 김낙순 김현미 이강래 전병헌 우윤근 채수찬 최규식 등 범여권 현역의원만 90명이 몰려 우리당 최대주주 출신으로서 ‘세 과시’에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날 참석인원은 지난달 17일 손 전 지사의 선진평화연대출범식에 참석한 현역의원 규모(65명)를 앞지르는 것이다.
정 전 의장은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 대통령”을 표방했다. 정 전 의장은 “나는 독재정권 대통령의 딸도, 대기업의 이권과 정보를 이용해 수천억의 재산을 축재한 사업가도 아니다”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했다.
그는 “방송사에 들어가 열심히 일하며 월급받아 살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꿈이 무엇인지, 이웃의 한숨과 바람이 무엇인지 잘 안다”면서 차기정부 5년 내 중산층 70% 창출, 일자리 유지를 전제로 중소기업 가업상속세 탕감 등 중소기업 지원 등을 제시했다.
특히 2025년까지 한국인을 달나라에 올려놓는 ‘2025 드림스페이스(Dreamspace) 프로젝트’ 를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지금은 ‘삽질’해서 운하 파는 시대, 토건회사 식으로 경영하는 시대가 아니다”며 이 전 시장을 과거형 리더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1960년 미국 국민들에게 향후 10년 내 미국인을 달나라에 착륙 시키겠다고 했던 케네디 대통령의 우주항공 비전을 따온 것이다.
정 전 의장은 4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방문을 시작으로 한 달간 전국을 돌며 정책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3~4%대에 머물러 있는 지지도를 10%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난제에 가로막혀 있다.
최근 ‘중도개혁세력 통합’등 중도노선을 유독 강조하고 있는 그는 통합민주당 박상천 김한길 공동대표와 조만간 만날 것임을 밝혔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의식해야 하는 그로서는 호남주자로서의 정통성 확보를 통해 집토끼부터 잡아야 지지율 두 자릿수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일문일답
"한나라로 쏠린 지지율 내가 후보되면 바뀔 것"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3일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던 국민의 열망을 모아 정통성 있는 통합의 정부를 만들겠다"고 대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데.
"정동영이 후보가 되면 한나라당으로 쏠렸던 일방적 지지율도 시정될 수 있다. 지난 1월에 비해 많이 변했다. 12월 상황에 대해선 상상이 안되지만 시대 정신이 민주진영의 승리를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 유력 주자에 대해) 수천억의 재산을 축재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는데.
"국민은 부정축재 혐의를 받는 인물을 결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같으면 천만 달러 써서 선거법 위반하고 의원직 박탈당한 정치인이 대통령에 나서겠다고 말할 수 있겠나."
-열린우리당 출신만이 참여하는 대선주자 연석회의가 성공할 수 있나.
"지난 주말 만난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도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이다."
-범여권이 두개의 경선 구도로 갈 수도 있다.
"통합민주당 박상천 김한길 공동대표로부터 회동 제안을 받았다. 못 만날 이유가 없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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