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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경기 중단… 비 맞은 윔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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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경기 중단… 비 맞은 윔블던

입력
2007.07.06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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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테니스랭킹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최근 10시간이 넘는 영화 <대부> 시리즈 3편을 모두 감상했다.

지난달 30일로 예정된 윔블던오픈 남자단식 32강전이 비로 인해 계속 연기되면서 영화보기로 시간을 때운 것. 로빈 소더링(28위ㆍ스웨덴)과 3회전을 치른 나달은 16강 진출을 위해 무려 닷새를 비로 연기된 일정과 싸워야 하는 악전고투 속에 4일(한국시간) 3-2(6-4 6-4 6-7 4-6 7-5)로 진땀승을 거뒀다.

최고 권위의 윔블던오픈이 최악의 날씨로 파행 운영을 거듭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퍼붓는 비 때문에 남자단식 32강전이 대회 8일째가 되도록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는 1982년 이후 25년 만의 일. 일정이 조정된 경기는 모두 177게임으로 늘었고 게임 중 비 때문에 중단된 경기도 142경기나 된다. 앞으로 비가 더 내리면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 저녁(8일)에 열릴 예정인 남자 단식 결승전이 월요일이나 화요일까지 미뤄지는 사태도 나온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윔블던의 보수적인 원칙이 도마위에 올랐다. 대회 첫번째 일요일에 경기를 하지 않는 ‘미들 선데이’ 규정을 무리해서 지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 때마침 첫번째 일요일에는 비가 오지 않아 경기를 속행했으면 향후 일정에 무리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윔블던오픈이 열리고 있는 올 잉글랜드클럽의 이언 리치 대표는 “미들 선데이 규정은 문제가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정 뿐 아니라 비로 인해 경기의 질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여자단식 32강전 도중 다리에 쥐가 난 세레나 윌리엄스(8위ㆍ미국)는 기권 위기에 몰렸으나 때마침 쏟아진 비 덕택에 2시간 휴식을 취하고 다니엘라 한투코바(12위ㆍ슬로바키아)를 물리치는 행운을 잡았다.

한편 4일 열린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앤디 로딕(3위ㆍ미국)은 프랑스의 폴-앙리 마티유(39위)를 3-0으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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