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콜터 감독의 ‘할리우드랜드’(사진)는 1950년대 실제 일어났던 유명 배우의 죽음을 둘러싼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1950년대 미국 TV에서 방영된 ‘슈퍼맨’의 주인공을 맡아 인기를 끌었던 조지 리브스. 그는 슈퍼맨으로 명성을 얻었으나 그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들던 중 1959년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자살로 결론이 났으나 아직도 각종 염문설과 함께 타살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영화는 사립 탐정의 수사 과정을 쫓아가며 조지 리브스의 자살설과 타살설을 골고루 다룬다. 그러나 영화는 어느 쪽에도 무게를 두지 않는다. 콜터 감독이 다루려 한 것은 죽음보다도 무서운 스타가 누리는 인기의 허망한 종말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브에나비스타에서 국내 출시한 DVD 타이틀에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50년대 할리우드 풍경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들어 있다.
영화 관계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1950년대 할리우드는 영화제작사 사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스타들의 결혼까지 통제했으며, 심지어 경찰력까지 좌우해 부정을 저질러도 고발되지도 않았다.
인터뷰에 참가한 사람들은 이 작품에서 살인 의혹을 강하게 받는 MGM 제작사 사장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증언한다.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영화제작사가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를 먹여 살렸으며 아예 스타들을 전속 배우로 거느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자들의 절대 권력은 극장 소유권을 빼앗기고 TV가 등장하면서 끝났다. 특히 TV의 위협은 엄청났다. 오죽했으면 제작사 건물에서는 아예 TV 시청을 금지했을 정도. 이 같은 시대적 배경이 자세히 소개되기 때문에 부록을 미리 보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전체적인 작품 이해가 한결 쉽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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