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숙 시인이 한국일보에 연재했던 <길 위의 이야기> 와, 일부 미발표 산문을 모아 에세이 <일일일락(一日一樂)> (마음산책 발행)을 냈다. 일일일락(一日一樂)> 길>
제목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겪은 소소한 일들과 그에 대한 시인의 감성과 유머를 담았다. 226편의 짤막한 이야기에 만화가 선현경이 그림을 보탰다.
365편이 아니라 226편이 된 이유는 1년 중 석 달쯤은 이러저러한 즐거움으로 재미난 이야기 없이도 잘 보낼 수 있기에 비워둔 것이라고 한다.
글은 대부분 원고지 3장 안팎, 책으로는 한 페이지 분량이다. “밑도 끝도 없고 싱겁고 허무한 얘기를, 말이면 다 한다는 배짱으로 편히 쓴” 글들이다.
남산 시립도서관을 본 시인은 중학교 시절 기를 쓰고 자리를 잡은 뒤 어슬렁어슬렁 내려갔던 지하식당의 기억을 떠올린다. 보도블록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 배달원의 야비한 심보를 미워하다가도, 자동차 사이를 달릴 만큼 운전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먹고 살자고 오토바이를 끌고 나선 것이라며 측은해 한다.
함께 사는 고양이 세 마리, 스무살 무렵 ‘뻔뻔해 보여서 마음에 들었다’며 뒤를 쫓아 온 남자, 남대문 시장의 풍경, 신용카드, 헬스클럽…. 그의 뒤를 이어 <길 위의 이야기> 를 쓰고 있는 소설가 이기호는 황인숙의 글에 대해 “아주 작은 존재들을 보듬는 이모의 따뜻한 속삭임”이라고 표현했다. 길>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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