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기용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ㆍ55) 방위성 장관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참패 위기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까?
4일 방위성 장관에 취임한 고이케 장관은 “아베 정권과 정부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5년 9월 총선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의 자객으로 나서 자민당 압승에 일조했던 고이케 장관은 29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흔들리고 있는 아베 정권의 구원투수가 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이케 장관이 총리 안보담당 보좌관으로 일하며 폭 넓은 인맥을 구축하는 등 안보 및 방위 분야의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진짜 속내는 대중적 인기가 있는 고이케 장관을 사상 첫 여성 방위성 수장으로 전면 포진해 구겨진 정권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겠다는 의도란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자민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고이케 장관이 전국을 돌아다니면 선거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하지만 역풍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깜짝 인사에도 불구,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를 당연시하는 발언으로 사임한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전 방위성 장관에 대한 반감은 연금기록 파문과 함께 선거에서 양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아베 정권 발족 이후 9개월 사이에 3명의 각료가 인책 사임을 했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임명 책임’을 추궁하는 목소리까지 커지고 있다.
효고(兵庫)현 출신으로 니혼(日本)TV 등에서 뉴스진행자로 일한 고이케 장관은 1992년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 지금까지 중의원 5선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05년 총선에서 고이즈미의 우정민영화에 반대했던 거물 고바야시 고키(小林興起) 의원의 대항마로 투입돼 승리를 낚으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고이즈미 정권의 환경장관 재임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인 ‘쿨 비즈’를 주도하며 추진력을 과시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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