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세가 무섭다. 특히 올해 초 사령탑 교체를 단행한 양 사는 그 동안 추진해왔던 휴대폰 전략과는 반대 방향의 전술로, 시장점유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4일 시장조사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전분기에 비해 9% 증가한 3,820만대, 시장점유율은 전분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1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10.5%, 평균판매단가(ASP)는 5% 낮아진 147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전망치에 대해 "이익률 손실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서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2위인 모토로라와 격차를 줄이겠다는 회사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레이저' 이후 뚜렷한 히트 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모토로라의 2분기 판매량이 4,000만대(시장점유율 15.0%)에 그쳐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만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이젠 고가폰 시장을 포함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ㆍ저가폰 시장에도 제품을 탄력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이 같은 시장 지향적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도 계속해서 상승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2분기 실적 전망이 밝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2분기 휴대폰 평균판매단가(ASP)는 159달러로 전망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1분기 사상 처음으로 ASP가 삼성전자를 웃돌기 시작한 LG전자는 2분기에 그 폭을 더 넓혔다. 프리미엄 전략을 더 강화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LG전자는 2분기 휴대폰 판매량에서도 전분기 대비 20% 증가한 1,9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텐밀리언(1,000만대)셀러' 반열에 오른 초콜릿폰을 시발점으로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LG전자가 샤인폰과 프라다폰 등으로 고가폰 시장에서 연이어 선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애초 고가의 삼성전자에 비해 중가 이미지가 강했던 LG전자는 이제 삼성전자 보다 더 강도 높은 프리미엄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2005년 11월 국내시장에 첫 선을 보인 초콜릿폰은 1년 반 만에 판매량 1,000만대를 넘어섰으며 2006년 10월에 출시된 샤인폰 역시 40여 개국에 수출되면서 판매량 2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3월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프라다폰도 600유로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출시 2개월 만에 유럽에서만 10만대 이상 팔려 나갈 만큼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초콜릿폰의 텐밀리언셀러 등극이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면 샤인폰의 연이은 히트는 LG 휴대폰이 감성브랜드로 자리잡았다는 증거를 보여 준 것"이라며 "향후에도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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