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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부 패권 성지현 당찬 플레이 '부전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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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부 패권 성지현 당찬 플레이 '부전여전'

입력
2007.07.06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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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뛰어난 스승이라도 제 자식은 잘 못 가르친다고 했다.

최근 끝난 제50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대교눈높이의 4관왕을 이끈 성한국(44) 감독과 한국체대의 2관왕을 지휘한 김연자(44ㆍ여) 한국체대 감독 부부는 어떨까. 이들 부부의 딸 성지현(16ㆍ창덕여고)은 여고부 단식 결승에서 최하나(성심여고)를 2-0으로 꺾고 1학년생으로는 이례적으로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배드민턴은 학년별 성적차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결승까지 진출하는 것만도 하늘의 별따기. 그 밑바탕엔 80년대 대한민국을 주름잡은 성 감독과 김 교수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성 감독은 1986년 전영오픈에서 남자단식 4강을 일군 간판스타. 김 감독 역시 전영오픈 여자 단ㆍ복식을 석권하고 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당시 시범종목)을 따낸 대표주자다. 올 여름 전국대회를 휘어잡은 한 배드민턴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슴도치 가족

성지현은 어머니 김 감독의 현역 때 플레이를 쏙 빼닮았다. 성 감독은 “아내가 나보다 배드민턴을 잘 했으니까 아내 닮았다고 하면 좋은 것”이라면서도 내심 아쉬운 표정이다. “보통 첫 국제대회면 긴장하기 마련인데 주눅들지 않고 당차게 플레이를 하더라고요. 그건 날 좀 닮은 것 같아.” 영락 없는 ‘고슴도치 아빠’다.

같은 분야라서 좋은 점도 많다. 선수들 뒷바라지에 모이기는 쉽지 않지만 한자리에 모이기만 하면 배드민턴 화제로 이야기 꽃을 피운다. 특히 딸은 선수로서 지도자에게 바라는 부분을 설명해주면 부모는 선수들에게 바라는 지도자의 마음을 이해시키며 돕는다.

성 감독에게 다른 제자보다는 유망주인 딸부터 키워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하하’ 웃는다. “한국체대 들어가면 아내 밑에서 배울 거고, 실업에선 내가 가르치면 되죠. 딸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죠.”

배드민턴은 내 운명

성지현이 라켓을 처음 잡은 건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릴 때부터 부모님 따라 체육관에 ‘출근’하다 보니 배드민턴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하지만 여자 선수로서의 생활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 감독의 반대는 심했다.

딸의 고집에 결국 부모가 손을 들었고, 성지현은 중3때부터 주니어대표로 발탁돼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완전 ‘백기’는 아니다. “아직도 엄마는 틈날 때마다 그만두래요.”

스타 커플 2세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터. 그래도 어린 딸의 목표는 당차다. “엄마 보다 빨리 올림픽 금메달 딸래요.” 김 감독은 고3 때 세계 시니어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해 25세에 세계 정상에 섰다. 꿈을 이루기까지 3번의 올림픽 도전 기회가 남았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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