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다리타법을 고수해 남은 시즌 승부수를 띄우겠다.”
일본 통산 100홈런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요미우리 이승엽(31)이 슬럼프 탈출의 해법을 공개했다. 올시즌 한때 포기했던 ‘외다리타법’으로의 ‘회귀’다.
이승엽은 지난 1일 히로시마전에서 외다리타법으로 100호 홈런을 터뜨렸다. 왼손투수 아오키 다카히로를 상대했지만 오른쪽 다리를 살짝 들어올려 타이밍을 기막히게 맞췄다. 힘이 제대로 실린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 120m나 날아갔다.
일본의 스포츠신문 <스포츠호치> 는 2일 “타구는 높고 흐린 하늘에서 춤을 췄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1루로 향하는 이승엽은 100번째의 확실한 반응을 양손에 느끼고 있었다. 이상적인 각도로 날아간 공은 긴 체공시간 뒤 붉게 물든 오른쪽 외야 관중석으로 뛰어들었다”고 묘사하면서 “제70대 (요미우리)4번 타자다운 아치였다”고 극찬했다. 스포츠호치>
이 신문은 이어 “그는 괴로워하면서 언제나 최고였던 자신을 찾고 있었다. 5월 말부터 외다리타법을 포기했는데 인터리그 막바지부터 다시 재개해 100호 홈런을 쳤고, 앞으로도 외다리타법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엽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자 지난 5월 중순 외다리타법을 포기하고 다른 타자들처럼 오른발을 땅에 붙인 채 스윙을 했다. 그러나 타구에 힘이 실리지 않자 홈런도 줄었다. 결국 6월 초 다시 외다리타법으로 돌아왔고, 상징적인 100호 홈런을 쳐내면서 자신감까지 붙었다.
이승엽은 아시아홈런 신기록(56개)을 세웠던 삼성 시절부터 2004년 일본 진출 이후 지난해까지 오른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진출 최다홈런(41개)을 때려낸 외다리타법이 가장 일본 야구에 맞는 타격폼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2일 현재 홈런 15개로 센트럴리그 8위. 그러나 1위 타이론 우즈(21개ㆍ주니치)와의 차이가 6개밖에 되지 않은 만큼 충분히 역전을 노릴 수 있다. 이승엽은 3일 나가사키, 4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요코하마와 2연전을 치른다.
한편 이승엽은 2일 발표된 올스타 팬투표 최종결과에서 3위로 추락했다. 중간발표에서 센트럴리그 1루수 부문 1위였던 이승엽은 총 42만8,994표를 얻어 히로시마의 구리하라 겐타(56만2,644표)에게 역전패했다. 주니치의 타이론 우즈는 43만4,532표로 2위. 이로써 이승엽은 한국프로야구 출신 최초로 팬들이 뽑은 일본프로야구 올스타가 되는데 실패했다.
도쿄=양정석 객원기자(일본야구 전문)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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