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개 자동차 생산업체의 실적이 노사관계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투쟁적 노사관계를 보이는 업체의 실적은 업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반면, 협력 관계인 회사의 판매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속노조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과 관련, 5개 완성차 업체 노조의 참가 열기는 '기아 > 현대 > 쌍용ㆍGM대우ㆍ르노삼성'의 순서였다.
외국계로 경영권이 넘어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은 일부 노조간부만 파업에 참여하는 시늉만 했을 뿐 생산라인은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특히 쌍용차 노사는 경쟁업체가 정치 파업을 벌이는 동안 무분규로 단체협상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
기아ㆍ현대차 노조는 모두 파업을 벌였으나, 파업 강도는 기아차가 훨씬 강했다. 현대차는 파업 참여율이 30%를 밑돌았으나, 기아차는 참여율이 100%에 달했다. 또 현대차에서는 파업 불참 근로자가 조업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기아차는 조업 시도조차 없었다.
생산 실적은 파업 열기와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날 자동차 업계가 집계한 5개 업체의 올 상반기 실적은 공교롭게도 'GM대우ㆍ쌍용ㆍ르노삼성 > 현대 > 기아'의 순서였다.
GM대우는 올 상반기 내수 6만9,404대, 수출 41만4,251대 등 총 48만3,655대(전년 동기대비 32.8% 증가)를 판매해 회사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쌍용차도 내수(3만1,158대)와 수출(3만8,598대)을 합쳐 전년 보다 13.2% 증가한 6만9,756대로 판매했고, 르노삼성(8만2,463대)의 증가율도 9.2%에 달했다.
한편 기아차는 지난달 파업으로 6월 판매실적이 3% 가량 감소한데 영향을 받아, 상반기 전체 판매(67만7,231대)로 2.8% 늘어나는데 그쳤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판매 증가율도 기아차보다는 조금 높은 3.7%였지만, 외국계 업체에는 미치지 못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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