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이란 어차피 판타지다. 영화 역시 판타지이고. 이 이중의 판타지로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한낱 꿈 같은 것이다.
판타지는 그러나 비록 물리적으로 현실을 바꾸는 힘이 없다 하더라도 현실을 이야기할 수는 있다. 이를테면 선과 악, 삶의 가치, 가족, 우정, 사랑, 정의 같은 것들. <해리 포터> 가 가짜이면서도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고, 또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해리>
다섯번째 작품 <해리 포터와 불사조기사단> (감독 데이빗 예이츠)도 이전 시리즈처럼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무대로 펼쳐지는 해리 포터와 볼드모트(랄프 파인즈)로 상징되는 선악의 대결. 해리>
마법이란 그것을 지키고, 퍼뜨리는 수단으로, 시각을 즐겁게 해주는 오락으로서의 역할일 뿐이다.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이 좀 더 내면화 했다는 것 정도. 5학년이 된, 사춘기 소년으로 성장한 해리 포터를 감안하면 당연한 영화적 성장이다.
<배트맨> <반지의 제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보듯 모든 판타지물의 선과 악은 결국 별개의 대상에서 한 대상(인간)속의 혼재로 넘어간다. 몸 속으로 들어오려는 악의 화신 볼드모트에 이따금 당하지만 결국은 그것을 물리치는 해리 포터. 그 과정에서 ‘불사조기사단’이란 소중한 유산까지 계승한다. 스파이더맨> 반지의> 배트맨>
<해리 포터와 불사조기사단> 은 이를 요란한 마법(시각효과)보다는, 다양한 인물들의 캐릭터를 통해 드러낸다. 론과 헤르미온느, 덤블도어, 시리우스 스네이프 말고도 루나 러브굿이란 해리 포터의 새로운 친구, 덤블도어 교장을 내쫓고 그 자리를 차지해 과거 누구처럼 ‘긴급조치’를 학교에 남발하는 마법부차관 돌로레스 엄브릿지(이멜다 스턴톤). 해리>
영화는 시리우스 (게리 올드만)의 대사를 빌어 가족의 사랑과 친구의 우정을 위해, 악을 물리치기 위한 “모험이 없는 인생이 무슨 재미냐”고 말한다. 하긴 그 모험이 아무리 위험하다 한들 어차피 판타지인데 ‘모험’을 하는 해리 포터와 친구들과 그 모험을 구경하는 우리 모두 뭔 걱정인가. 11일 세계 최초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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