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을 소유한 사람이 거주 아파트를 팔았을 경우 소득세법상 ‘1가구 2주택’에 해당해 양도세를 물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별장은 지방세법상 ‘주택이 아닌 부동산’으로 분류되지만, 소득세법에서는 주택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단독 김정욱 판사는 1일 수도권 농장 인근에 휴양을 겸할 수 있는 건물을 갖고 있던 H씨가 서울의 아파트를 팔아 얻은 양도소득에 대해 1가구 2주택자에 해당하는 중과세를 부과 받자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과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H씨의 수도권 소재 건물이 상시 거주가 아닌 휴양 등 용도로 쓰였던 점에서 지방세법상으론 별장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언제든지 집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주거 기능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소득세법상으로는 주택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방세법에서는 사치성 재산 보유를 억제하기 위해 ‘별장’을 주택과 달리 보는 것일 뿐 소득세법상 주택 해당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세무당국이 주거 및 별장용 건물을 따로 갖고 있어도 ‘1가구 1주택’으로 취급해온 관행에 대해선 건물주가 별장에 대한 취득ㆍ재산세를 성실히 납부했을 때만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수도권에 갖고 있던 건물에 대해 별장에 상응하는 취득세나 재산세, 종합토지세를 납부한 적이 없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서울 아파트를 판 것을 1가구 1주택 양도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의 임야에 농장과 연못, 정자 등을 갖춘 건물을 소유하고 있던 H씨는 2004년 자신이 거주하던 서울의 아파트를 팔아 1가구 1주택에 해당되는 양도소득세를 냈지만, 관할 세무서측이 1가구 2주택에 해당된다며 1억여원의 양도세를 더 물리자 소송을 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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