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의원 104명에게 ‘본선 경쟁력이 제일 높은 대선주자’와 ‘범여권 단일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제일 높은 주자’를 각각 물은 결과, 정파 별로 선호도가 뚜렷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의원들 사이에선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팽팽한 3파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통합민주당 의원과 열린우리당 탈당파 등 무소속 의원들은 손 전 지사를 압도적으로 많이 꼽았다. 범여권 대통합의 주도권을 어느 정파가 쥐느냐에 따라 대선후보 경선 결과도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모름ㆍ무응답’이라는 답변이 각각 34명(본선 경쟁력), 35명(단일후보 선출 가능성)에 이른 것은 범여권 대선후보 경선 구도가 짜이는 7월 말 이후에는 판세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 3개월, 범여권 합류를 선언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두 가지 설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범여권 내에 손 전 지사에 대한 거부 반응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범여권에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설문에 응한 우리당 의원들은 ‘가장 경쟁력 높은 대선주자’로 손 전 지사(10명) 정 전 의장(9명) 이 전 총리(8명)를 엇비슷하게 꼽았다. 범여권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손 전 지사 10명, 정 전 의장 10명, 이 전 총리 8명으로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일반 국민 지지도에선 손 전 지사에게 뒤지는 정 전 의장과 이 전 총리의 조직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정 전 의장은 당 의장으로서 공천권을 행사한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른바 ‘정동영계’ 의원들로부터, 이 전 총리는 당 사수파인 친노(親盧) 의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 친노 주자로 분류되는 한명숙 전 총리와 김혁규 의원도 당내에서 두 가지 질문 모두에서 3, 4표 씩을 얻었다.
통합민주당 의원(22명)들은 제일 경쟁력 있는 주자로 손 전 지사(9명)를 단연 많이 꼽았다. 통합민주당 내에서 정 전 의장과 이 전 총리는 이인제 의원,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조순형 의원과 함께 1표를 얻는 데 그쳤다. 단일 후보가 될 가능성이 제일 높은 주자로는 손 전 지사(9명) 정 전의장(3명) 순으로 꼽혔다.
우리당 탈당파와 민생정치모임 등 무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손 전 지사가 12표를 얻어 제일 경쟁력 있는 주자로 지목됐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자신이 이끄는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4표를 얻어 선전했다.
무소속 의원 사이에서 정 전 의장은 3표를 받았다. 무소속 의원을 상대로 단일후보 선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손 전 지사가 14표를 받았고, 천 전 장관과 정 전 의장이 2표 씩을 받았다. 이 전 총리는 두 가지 설문에서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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