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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에서 배우는 경영] 스윙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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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에서 배우는 경영] 스윙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

입력
2007.07.0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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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윙을 갖고 있는 골퍼의 플레이는 대개 견실하다. 그러나 시원찮은 스윙 가진 사람이라고 상대방을 얕보았다간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는 게 골프다.

확실한 싱글 골퍼인 K씨는 엉성하기 짝이 없는 스윙 자세 때문에 많은 일화를 갖고 있다. 어느날 그가 전반 몇홀에서파 행진을 하자 캐디가 의아해 하며 말했다.

"골프 시작 한지 얼마 안되는 분인 줄 알았어요. 처음티샷하시는 것 보고는 오늘 고생께나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아니네요.”

그가18홀을 싱글 스코어로 끝내자 캐디는 그런 스윙으로 싱글 치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감탄했다. ‘장애인 스윙’으로 보일 만큼 그의 스윙은 교과서적인 것 과는 거리가 멀다.

백스윙을 크게 하지만 스윙 아크는매끄럽지 않다. 상체의 흔들림도 심해 공을 제대로 맞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인다. 임팩트 후 고개를 드는 나쁜습관에 팔로우 스루도 짧은 편이다.

이런 스윙 때문에 그는 실내 골프장에서 연습할때 주위로부터 수모와 시련을겪었다. 그런데도 그가 골프장에서 퇴출당하지 않는 것은 정교한 어프로치 샷과 3퍼트를 허용하지 않는 퍼팅 능력이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자신의 스윙자세가 구제불능 이란것을 깨달은 그는 어프로치와 퍼팅으로 승부 내지 않으면 아예 골프채를 놓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 남다른 노력으로 어프로치와 퍼팅을 주무기로 개발한 것이다.

이런사정을 모르고 덤빈 사람들은 십중팔구 참담한 패배를맛보아야 했다. 골프에서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 는격언은 철칙이 아니다.

오히려 결점이 많은 골퍼는 그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남이 갖지않은 비장의 무기를 개발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허점투성이의 골퍼이면서도 골프장에서 퇴출당하지 않고 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사람이 중요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그럴 만한 이유와 사연이 있듯이. 한 여자가 일자리를 잃고 배회하는 한 남자를 꼬여 아파트로 데려갔다.

그녀는 발이 큰 남성은 정력도 좋다는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남자는 굉장히 큰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푸짐한 저녁을 대접하고 침대로 이끌었다.

다음날 아침, 남자가 일어나 보니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침대 머리맡에는 10달러짜리 지폐 한장과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이돈으로 발에 맞는 신발이나 사 신으세요.” (오쇼 라즈니쉬의 <아름다운 농담> 중에서)우리는 겉모양에 속는다.

엉성해 뵈는 중소기업이 의외로 내실을 다지고 탄탄한 예가 적지 않다. 최고 경영자는 겉모양에 속지 말고 속을 투시할줄아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골프에세이스트 ginn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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