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7 런던 열차테러 2주년을 앞두고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항으로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 영국이 최고 단계의 테러 경보를 발령하는 등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4일 독립기념일을 앞둔 미국도 테러공격에 대비해 주요 공항에 대한 안전조치를 강화했다.
글래스고 경찰에 따르면 30일 오후 3시 11분 화염에 휩싸인 초록색 체로키 지프 차량 한 대가 글래스고공항 메인 터미널의 출입문을 부수고 출국 수속 데스크 앞까지 돌진했다. 차량에는 남아시아인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휴가객으로 붐비는 출국 수속 데스크 앞에 차를 세운 후 차량에 석유통을 던졌다.
경찰과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격투 끝에 두 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 명은 분신을 시도, 심한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소화기로 이 남자의 몸에 붙은 불을 끄려 하자 그가 “알라, 알라”라고 외쳤다고 말했다. BBC 방송은 용의자가 자살폭탄 벨트를 매고 있었으며, 차량 안에는 프로판 가스통이 있었다고 전했다.
영국은 런던 도심에서 29일 폭탄 테러 차량 두 대가 발견된 지 하루 만에, 중동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에 휩싸였다. 영국 정부는 세 사건을 동일한 테러조직의 소행으로 보고, 또 다른 테러공격이 임박했음을 경고하는 긴급상황(critical)으로 국가보안 경보를 격상했다. 스트래스클라이드주의 윌리엄 래 경찰국장도 “글래스고 공항 공격은 런던 사건과 유사성이 많다”며 “우리는 이를 하나의 테러 사건으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런던 경찰청은 런던 시내에서 폭발물이 적재된 벤츠 2대가 발견하고 30일 용의자 두 명을 북부 체셔에서 체포했다. 두 남자의 국적 등 인적사항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정부 출범 사흘째 테러 공격을 받은 고든 브라운 총리는 29일과 30일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테러 경보를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알카에다 관련 조직이나 알카에다로부터 영향을 받은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며 “새 정부의 미숙한 대처능력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도 글래스고 테러공격 직후 곧바로 자국내 주요 공항에 대한 안전조치를 강화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안전강화 조치는 사전 대비 차원에서 안전요원들을 증강배치하는 것”이라며 “보안 검사 강화로 수속 지연 등 여행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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