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마 후미오(久間章生) 방위성 장관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를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며 당연시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규마 장관은 지난달 30일 지바(千葉)현 레이타쿠(麗澤)대에서 한 강연에서 “원폭 투하로 다행히 8월 15일 전쟁이 끝나 홋카이도가 소련에 점령당하지 않았다”며 “나가사키(長崎)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무수한 사람이 비참한 일을 당했지만, 그것으로 전쟁이 끝났다는 것이 나의 정리된 생각이고, 원폭투하는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가사키 출신인 그는 “미국이 승리를 확신하고 있던 시점에 원폭까지 떨어뜨릴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지금도 있지만 국제정세를 감안하면 그러한 선택도 전쟁의 경우에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야당과 피폭지역, 원폭피해자단체 등이 즉각 반발하고 나서면서 규마 장관의 발언이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정국에 새 변수로 떠올랐다.
간 나오토(菅直人) 민주당 대표대행은 “원폭투하 그 자체를 용인하는 자세는 일본의 주장과 모순된다”고 비난했다. 사민당도 성명에서 “아베 내각은 전쟁 피해자에게 냉혹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즉각적인 파면을 촉구했다.
규마 장관은 비난이 거세지자 1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 발언이 피해자들을 경시한 인상을 준데 대해 미안하다”며 사과한 뒤 발언을 철회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