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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할수 있다/ 자문교수 62명 "내가 말기암이면 적극 항암치료"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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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할수 있다/ 자문교수 62명 "내가 말기암이면 적극 항암치료" 76%

입력
2007.07.0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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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권위자인 자문교수 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극복과 희망으로 압축할 수 있다. 암 환자나 가족들은 암 진단을 사형선고로 여기고 좌절하지만,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암과 싸우는 자문교수들은 “암은 극복할 대상이지 불치병이 아니다”고 역설한다. 특히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암 발병의 절반은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암 권위교수 가족에 의외로 암 환자 많아

자문교수들이 말기 암에 걸렸다면 어떤 자세를 취할까. 이는 암 환자들의 마음가짐과 치료에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다. ‘만일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암 판정을 받는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문교수 대부분(47명ㆍ75.8%)이 ‘적극적으로 항암치료를 받겠다’고 답했다.

‘치료를 포기하고 여행 등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생을 마감하겠다’는 답변은 11명(17.8%), ‘가능한 대외활동을 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응답은 2명, 민간요법에 의존하겠다는 경우는 1명에 그쳤다.

‘암을 극복할 수 있는가’라는 명제에 대해선 39명(61.9%)이 ‘정복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10년 이내 정복’이라고 답한 교수는 단 1명에 그쳐 의지적 낙관론과 현실적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외과 계열 교수들이 암 정복에 긍정적인 반면 내과 교수들은 부정적인 쪽이었다는 사실이다.

외과 교수 36명 중 22명이 “암은 정복된다”고 응답했고 내과 교수는 24명 중 12명만이 이에 동의했다. 이는 항암제를 통한 치밀한 치료에 주력하는 내과 의사들이 수술대에서 암을 도려내는 외과 의사보다 암에 신중하게 접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문교수들의 가족에 의외로 암 환자들이 많다는 사실도 특기할 만 했다.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 본인과 배우자의 부모 중 암이 발병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32명(51.6%)이 ‘그렇다’고 답했고 ‘가족 중 암 환자가 없다’는 경우는 29명(46.7%)이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암 환자가 있는 가정이 넷 중 하나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해볼 때 암 전문가들의 가족에 암 환자가 있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암 전문 교수들이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가족에게 알게 모르게 전달하고 실제 검진을 자주 받도록 하면서 암 발병을 더 많이 발견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암 환자에게 발병을 알릴 때 대부분 고통스럽지만 직접 대면해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9명(95.2%)이 “직접 말한다”고 답했고 1명은 전화로 알린다고 했다. 환자에게 충격을 덜 주기 위해 가족에게 설명하는 우회적 방식을 택하는 경우는 2명이었다.

흡연이 최고의 암 유발 원인

암 유발 원인으로는 흡연이 가장 많이 꼽혔다. 주관식 질문에 자문교수 전부가 유력한 암 원인으로 흡연을 지적했으며 과음, 자극적인 음식,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도 많이 지목했다.

유근영 국립암센터 원장은 “한국 남성의 암은 대부분 흡연, 짠 음식, 만성 감염, 운동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말했고 방영주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흡연, 식생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암의 원흉으로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교수는 “잘못된 생활습관만 바로 잡아도 70%의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이런 견해는 암을 극복하는 전장이 병원이 아닌 일상생활이라는 것이었다.

여성 암의 경우도 흡연이나 자극적인 음식이 많이 지적됐으며 스트레스, 공해(전호경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나 인유두종 바이러스, 저출산(박재갑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등도 주요하게 꼽혔다. 안세현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는 “서구화되는 생활패턴, 빠른 초경, 저출산, 비만, 비위생적인 성생활이 한국 여성의 암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암과 관련해 잘못된 ‘상식’은 무엇일까. ‘칼을 대면 암이 오히려 퍼진다’는 말이 외과 분야의 잘못된 속설이라는 답이 많았다. 안세현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 노동영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김창민 국립암센터 교수 등이 이같이 답했다.

‘암은 불치병’이라는 인식에 답답해하는 답변(20명)이 많았고 ‘진단법에 대한 불필요한 환상’(박병우 신촌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모든 암은 똑같다는 생각’(홍성준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등도 의사들이 가슴을 치는 그릇된 상식이었다.

3명 중 2명이 정기적으로 운동

암 전문가들의 생활습관은 어떨까.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운동을 전혀 못한다는 응답이 16명(25.9%)이나 됐으며 조금이라도 정기적인 운동을 하는 경우는 46명(74.1%)이었다. 운동은 주로 골프, 테니스, 등산, 달리기였으며 외과 의사들은 헬스와 같은 근력운동을 병행한다고 답했다.

자문교수들의 흡연율은 성인 남성의 40%대에 크게 못 미치는 19.4%(12명ㆍ하루 한 갑 이상은 4명)로 흡연에 경각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에 있어선 담배보다 관대한 편이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다’는 답변은 34명(54.9%)이었고 ‘전혀 음주를 하지 않는다’는 경우는 7명(11.3%)에 그쳤다.

평균적인 하루 진료 외래환자는 내과계열 교수(23명)의 경우 60명 수준이었다. 외래환자가 50~59명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7명(30.4%)으로 가장 많았고 70~79명이 5명(21.7%), 40명 이하가 1명(4.3%)이었다. 외과 교수(36명)들의 하루 평균 수술 건수는 3, 4명 정도였다. 2, 3명의 환자를 수술한다고 답한 교수는 18명(50%), 4~5명이 11명(30.6%), 6~7명이 4명(11.1%)이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허정헌기자 xscope@hk.co.kr

■ 교수들이 말하는"암은 OO다"

자문교수들은 ‘암은 OO다’라는 식으로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다양한 견해를 보였다. ‘치료 가능한 질병’ ‘불치병이 아닌 난치병’이라는 낙관적 정의도 많았고 ‘삶의 한 부분’ ‘천의 얼굴을 가진 불청객’ ‘시험’ 등의 비유적 답변도 있었다.

▦위암

김병식(51ㆍ서울아산병원 외과ㆍ본인 생활의 결과) 김재준(47ㆍ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ㆍ무응답) 노성훈(53ㆍ연세의대 외과ㆍ치료 가능한 병) 박조현(52ㆍ가톨릭의대 외과ㆍ살면서 생길 수 있는 질환) 방영주(53ㆍ서울의대 종양내과ㆍ삶의 한 부분) 양한광(47ㆍ서울의대 외과ㆍ시험)

▦간암

김동구(55ㆍ가톨릭의대 외과ㆍ다양함) 김창민(54ㆍ국립암센터ㆍ극복해야 할 운명적 질병) 서경석(47ㆍ서울의대 외과ㆍ여러 병 가운데 하나) 유병철(54ㆍ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ㆍ질병) 이승규(58ㆍ서울아산병원 외과ㆍ불가항력적인 유전질환이지만 조기검진으로 치료 가능) 한광협(52ㆍ연세의대 내과ㆍ싸워볼만한 병)

▦대장ㆍ직장암

김남규(50ㆍ연세의대 외과ㆍ천의 얼굴을 가진 불청객) 김원호(51ㆍ연세의대 내과ㆍ무응답) 김진천(53ㆍ서울아산병원 외과ㆍ치료가 필요한 질병) 박재갑(59ㆍ서울의대 외과ㆍ대책 있는 질환) 오승택(47ㆍ가톨릭의대 외과ㆍ치료 가능한 질환) 전호경(52ㆍ삼성서울병원 외과ㆍ치료 가능한 나쁜 친구) 정현채(52ㆍ서울의대 소화기내과ㆍ오래 살면 생기는 병)

▦폐암

강진형(47ㆍ가톨릭의대 종양내과ㆍ최선을 다해 싸워야 하는 질병) 김영환(52ㆍ서울의대 호흡기내과ㆍ예방, 치료 가능한 질환) 박승일(49ㆍ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ㆍ무응답) 백효채(49ㆍ연세의대 흉부외과ㆍ무서운 질병) 심영목(53ㆍ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ㆍ의지) 이진수(57ㆍ국립암센터ㆍ치료할 수 있는 만성병)

▦혈액암

민우성(55ㆍ가톨릭의대 혈액내과ㆍ질병) 민유홍(50ㆍ연세의대 내과ㆍ누구나 만날 수 있다) 박선양(57ㆍ서울의대 혈액종양내과ㆍ힘든 치료 대상) 신희영(52ㆍ서울의대 소아과ㆍ극복할 수 있는 시련) 이규형(51ㆍ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ㆍ무응답) 정철원(45ㆍ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ㆍ영리한 악당) 조 빈(44ㆍ가톨릭의대 소아과ㆍ불치병이 아닌 난치병)

▦췌장암

김명환(51ㆍ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ㆍ자신과의 싸움) 김선회(53ㆍ서울의대 외과ㆍ장벽) 송시영(49ㆍ연세의대 내과ㆍ3분의 1의 사람이 살면서 만나는 동료) 윤동섭(45ㆍ연세의대 외과ㆍ매우 다양) 최동욱(52ㆍ삼성서울병원 외과ㆍ불행에서 다행)

▦전립선암

김세철(61ㆍ중앙의대 비뇨기과ㆍ삶과의 싸움) 김청수(51ㆍ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ㆍ인생의 시험) 이은식(51ㆍ서울의대 비뇨기과ㆍ무응답) 최한용(55ㆍ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ㆍ질환 중 하나) 홍성준(52ㆍ연세의대 비뇨기과ㆍ잘못된 인생의 신호) 황태곤(57ㆍ가톨릭의대 비뇨기과ㆍ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것)

▦갑상선암

박도준(47ㆍ서울의대 내분비내과ㆍ어렵지만 치료 가능한 병) 박정수(63ㆍ연세의대 외과ㆍ질병) 송영기(50ㆍ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ㆍ무응답) 윤여규(58ㆍ서울의대 외과ㆍ도전) 이광우(60ㆍ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ㆍ정복돼야 할 병) 정재훈(47ㆍ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ㆍ질병 중 하나)

▦유방암

노동영(51ㆍ서울의대 외과ㆍ극복할 수 있는 시련) 박병우(47ㆍ연세의대 외과ㆍ만성질병) 안세현(51ㆍ서울아산병원 외과ㆍ겸손의 전령) 양정현(58ㆍ삼성서울병원 외과ㆍ고칠 수 있는 병) 정상설(57ㆍ가톨릭의대 외과ㆍ노인병) 정현철(50ㆍ연세의대 내과ㆍ조절이 가능한 질환)

▦자궁경부ㆍ난소암

강순범(60ㆍ서울의대 산부인과ㆍ만성질환) 김영태(45ㆍ연세의대 산부인과ㆍ인내) 남주현(56ㆍ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ㆍ매우 나쁜 질병) 박종섭(54ㆍ가톨릭의대 산부인과ㆍ천재지변) 배덕수(52ㆍ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ㆍ무응답)

▦암 역학

안윤옥(59ㆍ서울의대 예방의학과ㆍ극복할 수 있는 병) 유근영(52ㆍ국립암센터ㆍ살아가면서 생길 수 있는 병, 잘 치유하여 내보내자)

■ 자궁경부암 이겨낸 이일선씨

수술도 불가능한 자궁경부암 3기 판정, 신용불량자 신세, 결핵에 걸린 남편, 끼니를 거르는 세 아이. 이 정도 상황이라면 대부분 사람들은 좌절하며 주저앉을 것이다. 그러나 이일선(38) 씨에게 절망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바닥이자, 희망을 향해 치고 올라서는 디딤돌이었다.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보습학원에서 기자와 만난 이 씨는 몇 년 전 말기 암 환자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암에 걸렸던 게 맞냐”는 질문에 이 씨는 암 진단을 받았을 때를 회상했다. “사실상의 사형선고가 내려진 그 때 스스로를 향해 ‘나는 암 환자가 아니다’라고 외쳤어요. 가장 힘들 때 가족을 두고 죽을 수는 없었어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꼭 살자고 다짐했습니다.”

그가 풀어내는 얘기는 희망과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웅변해주고 있었다. 비극은 IMF 외환위기 직전 빚을 얻어 목동 아파트를 사면서 시작됐다. 외환위기가 오자 집값은 폭락했고 설상가상으로 학원강사를 하던 남편이 결핵에 걸리면서 이 씨 부부는 융자금의 이자조차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부부와 세 아이는 교회에서 주는 쌀과 김치로 끼니를 때우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갔다.

힘든 나날 속에서 만성 피로와 부종, 통증이 시도 때도 없이 온몸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다 2001년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임파선에 암 세포가 전이된 자궁경부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절망했겠지만 그는 달랐다. 지인들을 불러 파티를 열었던 것이다. “몸을 후벼 파던 고통의 원인을 알았으니 오히려 ‘이제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파티를 열었죠.”

이후 그는 생활태도를 180도 바꿨다. 돈이 없어 암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은 꿈도 못 꾸고 대신 짜고 단 음식, 탄 음식 등 나쁘다는 음식을 멀리했다. 스포츠댄스, 레크리에이션 수업 등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했다. 웬만한 거리는 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녔고 1주일에 2, 3번 산에 올랐다. 암은 소극적이었던 그녀를 적극적이고 쾌활한 사람으로 바꿔 놓았다.

그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병원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암 진단을 받고 항암 화학방사선요법 3회, 자궁에 기구를 넣어 방사선을 쏘이는 강내요법을 몇 번 받은 게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암 세포가 사라졌다.

삶을 향한 의지, 밝고 적극적인 자세, 식생활 개선이 암 극복에 도움이 된 것으로 추측되지만 그는 다른 한 가지 일을 떠올렸다.

“암 진단을 받고 나니 무일푼이었던 제 수중에 보험금 2,000만원이 들어왔어요. 공교롭게도 그 때 돈이 없어 백혈병으로 죽어간다는 아이의 얘기를 들었고, 아이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보험금 2,000만원 중 일부를 치료비로 내놓았어요. 병원 원목실에 익명으로 돈을 던져놓고 도망치듯 나와 병원 계단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절망적이고 슬퍼서 흘리는 눈물은 아니었어요. 고통을 나누었다는 기쁨의 눈물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나온 다이돌핀(암 치료와 통증 해소에 엔도르핀보다 수천 배 강한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이 암세포의 뿌리까지 뽑아간 것 같아요. 그 일이 있은 후 MRI(자기공명방사선영상)를 찍었는데 암 덩어리가 깨끗이 없어졌더군요.”

이 씨는 암 환자들에게 남다른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자궁경부암(3기) 5년 생존율은 채 40%가 되지 않아요. 제가 그 40%에 들어갔습니다. 1%, 아니 0.1%라고 해도 거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도 암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 안에서 생긴 암은 내 안의 친구들이 싸워줘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지치고 힘들어도 즐겁게 살아야 친구들이 힘을 낼 수 있답니다.”

아버지도 모른 채 미혼모로부터 태어났고, 키워주시던 외할머니마저 돌아가신 후로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이일선 씨. 6살 때는 한센병, 12살엔 결핵, 청소년기의 영양실조에다 30대 초반에 얻은 암. 이 모든 것을 이겨낸 그녀는 지금 활짝 웃고 산다.

“이제부터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신이 주신 생명,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 유근영 국립암센터 원장/ 사망 연간 6만명 이젠 예방 집중할 때

연간 암 발생 약 12만 명, 암으로 인한 사망 6만 명, 그리고 지속적인 발생과 사망의 증가. 2007년 암은 더 이상 텔레비전의 휴먼 다큐멘터리나 메디칼 특집에서 보여지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가족과 친지를 포함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리고 어쩌면 ‘나의 이야기’ 일 수 있는 빈번한 질환이다.

암 발생의 주요 원인도 30%는 흡연, 30%는 식이습관, 18%는 만성감염 등으로 약 80%가 일상적인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며,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고 제시한다.

따라서 진단 및 치료에 중점을 둔 환자 중심의 사후관리 체계는 더 이상 암 발생 및 암 사망 감소를 목표로 하는 암 관리사업의 궁극적인 방향이 될 수 없다. 이제 환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의 실천과 조기검진을 권고함으로써 암이 예방 가능하며 완치되는 질환이라는 인식을 확대할 때이다.

선진 외국에서는 이미 건강생활 실천과 조기검진을 중요시하는 암 관리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2001년부터 국가 암 조기 검진사업을 수행, 2006년 현재 조기검진 수검률 42.9%를 달성하고 있으며 최근 ‘국민 암 예방 수칙’을 만들어 공표하는 등 예방에 초점을 맞춘 암 관리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또한 국가 암 등록 통계사업, 국가 암 조기검진 프로그램 개발 및 관련 사업 추진, 지역 암센터 지원 및 네트워크 구성, 암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호스피스 표준화 방안 마련과 통증 관리 지침 개발, 양성자치료센터 설립, 국가 암정보센터 운영 등 암 관리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데 많은 역할을 해 왔다.

최근에는 암 예방과 조기검진 수행을 위한 근거 지식 산출과 효율적인 실천 방안 마련에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암 예방 및 조기검진 사업의 효과적 수행과 결실을 기대하기에는 우리에게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조기검진의 경우 아직 수검률과 검진의 질을 높이는 방안 마련의 숙제가 남아 있으며, 암 예방의 경우도 올바른 실천을 위한 위험요인별, 암종별, 대상자별 실천 지침의 개발과 지침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 홍보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향후 개인별 맞춤형 암 예방 방안과 조기검진 수행을 위한 근거 지식 확보도 필요하다.

아직 우리의 암 관리사업은 지나온 과정 보다 헤쳐가야 할 길이 더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정부의 암 예방 및 조기검진에 대한 중요성 인식, 국립암센터 등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노력, 그리고 암 질환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암 예방 및 조기검진에의 참여 노력을 고려한다면 암 발생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그날, 암이 더 이상 극복의 대상이 아닌 그날에 다다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 이것이 궁금해요

Q. 아버지가 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정부에서 암 환자에게 치료비를 지원해주고 있다는 데 얼마나 지원 받을 수 있나요.

A. 보건복지부에서는 건강보험료 하위 50% 및 의료급여 수급자 등의 기준이 적용되는 저소득층 암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폐암의 경우 직장보험 가입자라면 월 보험료 부가액이 5만2,500원 이하, 지역보험 가입자는 6만3,000원 이하로 기관지 및 폐에 악성종양이 생긴 경우가 대상이 됩니다. 원발 부위가 다른 암이 폐에 전이된 것이라면 해당되지 않습니다.

지원 한도는 연간 1인당 100만원이며 지원기간은 지원받은 년도를 기준으로 최대 3년입니다. 다른 암의 지원 금액과 기준은 각각 다릅니다.

위암수술후 구역질, 6~12개월후 사라져

Q. 위암 수술을 받고 며칠 전 퇴원했습니다. 식사 후 심한 복통, 구역질, 설사, 현기증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A. 위를 절제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수술 후 위가 없거나 일부만 남아 있어서 음식물이 충분히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빠르게 작은 창자로 내려오기 때문에 식은 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어지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를 ‘덤핑 증후군’이라 부릅니다. 이런 증상은 수술한지 6~12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집니다.

과식을 하거나 식사를 급하게 하는 경우, 삼투압이 높거나 농도가 높은 소금, 설탕을 과다 섭취하면 이 증후군이 더 잘 나타납니다. 국물이나 물을 식사 중에 많이 먹어도 마찬가지로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고단백, 적절한 지방식, 저탄수화물의 음식물은 천천히, 소량씩, 자주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식후 30분 정도는 상체를 세우고 기대어 앉아 안정을 취하세요.

도움말: 국립암센터 *자세한 문의는 국가 암정보센터(1577-8899)로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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