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51위ㆍ삼성증권)이 테니스 인생에서 최고 절정기를 맞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최고 권위의 윔블던오픈에서 32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형택은 29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2회전에서 아구스틴 카레리(29위ㆍ아르헨티나)를 3-1(7-6 6-4 6-7 6-3)로 꺾고 2001년 윔블던 무대를 밟은 이후 6번째 도전 만에 32강에 진출했다. 이형택이 4대 메이저대회에서 32강 이상 오른 것은 이번이 5번째. 2000년 US오픈에서 16강에 올랐고 2004년 프랑스오픈과 US오픈, 2005년 프랑스오픈에 이은 또 한번의 쾌거다.
한국 나이 서른 둘로 ‘노장’ 축에 접어든 이형택이지만 최근 2년간의 활약을 보면 전성기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하다. 지난 해 각종 투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올 초 한국 선수로는 역대 가장 높은 순위인 41위까지 치고 올라간 이형택은 메이저 중의 메이저 대회라는 윔블던 32강으로 ‘투어급 선수’임을 확실히 보여줬다. 김우태 전 대한테니스협회 국제과장은 “이형택의 윔블던 32강은 그 동안 투어 대회에서 꾸준히 성적을 낸 이형택이 투어급 선수로 확실히 올라섰다는 의미다. 유럽과 남미가 대세인 남자테니스에서 아시아권 선수가 메이저대회 32강에 올라서는 건 독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형택은 체코의 강자 토마스 베르디흐(11위)와 4회전 진출을 다툰다. 이형택은 1월 호주오픈 1회전에서 베르디흐에게 0-3(1-6 2-6 2-6)으로 완패했지만 이번에 베르디흐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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