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공직, 경영인으로 팔십 평생을 살아오며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은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업무 현안이나 전문성을 위한 독서를 제외하고, 개인적인 관심에 의한 독서 편력은 그리 많지 않다. 너무 숨가쁘게 달려온 이력 때문이기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 대화와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더 즐거워하는 천성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나도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으로 관련 서적들을 탐독하던 적이 있다. 가업을 잇기 위해 공직을 그만두고 회사 경영에 그야말로 동분서주하던 1980년 초. 내 몸을 돌볼 여유조차 없었던지, 건강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체력 저하는 물론, 업무상의 잦은 음주로 위궤양 진단까지 받게 되었다. 당시엔 병원에서 약을 타 먹는 게 치료의 전부였다.
그즈음 일본 출장을 가 평소 알고 지내던 일본 친구를 만났다. 몸 상태를 말했더니, ‘아무리 술을 마셔도 식초를 먹으면 숙취도 없고 고혈압·치매도 예방해준다’ 며 식초를 강력히 권유했다.
당시 일본에는 식초 등 대안식품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었다. 그 길로 서점에 가 식초에 관한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지금도 기억 나는 책이 나가다 마사마쯔(長田正松)의 <식초 권고> (1984), <식초의 효용과 요법> (1985)이다. 식초의> 식초>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시간을 따로 들이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방법이고,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에서, 책에 나와있는 대로 식초를 먹기 시작했다. 한두 달은 도저히 먹기 힘들어 먹다 말다 했지만, 꾸준히 도전한 끝에 3개월이 지나니 속이 편안해지고, 퇴근 무렵이 되어도 피곤함이 없이 몸이 산뜻해졌다.
이때부터 25년간 나는 식초를 계속 먹었고, 여든 다섯이 된 지금도 건강만큼은 자신이 있다. 병원과 약이라는 단어가 내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졌음은 물론이다.
요즘 건강 관련 서적들이 넘쳐 난다. 자신에게 맞는 식이요법이나 양생에 관한 책을 읽고 실천하면 건강을 지키는 데 좋을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의학 관련 정보들은 위험하지만, 전문 연구가나 학계에서 대안식품에 대한 좋은 책들이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샘표 박승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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