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옥아 이젠 집에 가야지.” 눈물은 말랐지만 슬픔까지 가시지는 않았다.
캄보디아 PMT항공 AN-24기 추락사고 희생자 유족들은 29일 오전10시(현지시간) 프놈펜 깔멧병원의 합동분향소를 다시 찾았다.
유족들은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자고 애써 다짐했지만 영정을 보는 순간 또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이명옥(28ㆍ여)씨의 어머니는 딸의 영정을 꼭 끌어 안고 “명옥아 엄마 왔다”며 털썩 주저 앉아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분향소에는 이른 새벽부터 궂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교민과 캄보디아 관계자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전날 밤엔 현지에서 북한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평양랭면관 직원들이 ‘북한 평양랭면관’이라고 새긴 조화를 들고 방문해 진한 동포애를 느끼게 했다.
훈센 총리는 대리인을 통해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담긴 친필 조문 서한을 유족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희생자 유해는 당초 유족들과 함께 29일 밤 대한항공 특별기편으로 옮겨질 예정이었으나 이송에 시간이 걸려 예정시간보다 1시간여 늦은 30일 0시35분(현지시간) 캄보디아를 떠나 오전 8시(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운구된 시신은 검역을 거쳐 서울아산병원 영안실에 안치된다.
한편, 사고 원인을 밝혀 줄 핵심 단서인 블랙박스는 이르면 31일 러시아 항공기 제작팀에 넘겨질 예정이다. 하지만 해독 작업에 수개월~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사고 원인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들을 품에 안은 채 발견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한 조종옥(36) KBS 기자의 여의도 사내 분향소에도 회사 동료와 일반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프놈펜=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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